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글로벌 판매·교환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린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로 인해 휴대폰 카메라, OLED 등 IT업체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하는 등 큰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휴대폰 없는' 삼성전자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실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등 여타 사업부문이 순항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지만 갤럭시노트7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반등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11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8.04% 급락한 154만5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급락으로 인해 코스피지수는 1.21%(24.89포인트) 하락한 2031.93으로 내려 앉았고 IT부품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의 낙폭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10월24일 13.76% 하락) 이후 최대다. 시장의 우려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배터리에서 발생한 문제지만 품질이슈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판매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갤럭시노트7은 미국에서 지난 한주간 교환한 제품에서 발화 관련 이슈가 4건 발생한 탓에 정부기관인 소비자제품안전원회 CPSC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노트7 리콜 노이즈 이슈는 하반기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판매가 4분기 전면 중단될 경우 기회손실 비용은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한 분기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가정을 하면 삼성전자가 입을 피해액은 5000억원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삼성전자 전반의 브랜드 가치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생산 및 판매 중단으로 IM(무선사업) 부문의 4분기 실적이 3분기 이하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향후 스마트폰 판매에 미치는 영향과 중장기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의 영향 등을 현 단계에선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며 휴대폰 카메라 모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장비, PBC(인쇄회로기판), 2차전지 등 업체들의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홍채인식 관련기업인파트론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3.5% 하락한 8600원에 장을 마쳤고삼본정밀전자,삼성전기도 약세를 보였다. 휴대폰 방수방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서원인텍과유아이엘도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갤럭시노트7에 무선충전 모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아모텍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의 무선통신 사업부문 실적악화가 불가피하지만 반도체와 가전 등 여타 부문의 실적개선이 이어지는 추세라 충격은 완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인다.
NH투자증권의 이 연구원은 "2017년 삼성전자 방향성은 스마트폰 보다는 3D 낸드 등 반도체로 봐야할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가전사업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갤럭시노트7 이슈로 인한 중장기 이익 방향성 훼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은 경쟁 업체의 반사이익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은 경쟁 모델인 애플 아이폰7과 LG V20에게 점유율 반등 기회가 될 전망”이라며 “특히 600달러가 넘는 초고사양 스마트폰의 40% 이상이 판매되는 북미 시장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도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11일LG전자는 전일보다 5.11% 상승한 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소식이 전해진 최근 이틀 간 10.5% 급등했다. V20에 광학필터를 공급하는 옵트론텍은 4.15% 상승했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1.74% 오른 116.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연중 최고치다. 애플은 아이폰7 출시 당시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으며 주가 하락했으나 공격적인 마케팅과 갤럭시노트7 리콜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크게 증가하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이폰 케이스 등을 제작하는 국내 업체 슈피겐코리아는 전일보다 2.16% 오른 5만2100원에 장 마감했는데, 최근 이틀간 3.37% 상승했다. 애플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하는LG이노텍은 같은 기간 3.99% 올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벤더(협력사)보다는 애플 벤더의 투자 매력이 더 높다”며 “아이폰7 판매 개시 이후 부품 주문량이 늘어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