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점에서 한국은 돈을 벌어도 주주들과 나누지 않는 저배당 기업이 수두룩하고, 지배구조까지 불투명해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해소하려면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부터 쌓아야 합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상무)은 지난 9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기업의 적극적인 배당 노력과 정부의 친시장 정책으로 시장에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구 센터장은 "증시에 상장된 주식회사를 개인 소유라고 착각하는 기업 오너들이 아직도 많다"며 "배당을 내 곳간 속 현금을 퍼주는 것으로 인식하다 보니 배당에 인색한 기업문화가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많이 나도 배당을 늘리기보다 쌓아두려는 측면이 강하다"며 "이익의 일정 부분을 주주들에게 반드시 나눠주는 경영 철칙, 중장기 관점에서 몇 년까지 배당성향을 추가로 끌어올리겠다는 약속으로 시장과 신뢰를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배당 약속을 깨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5년, 10년 뒤 배당 목표를 정해 시장에 공개하면 투자자들에게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풀이다. 예를 들어 배당성향이 20%인 기업이 향후 10년간 매년 1%포인트씩 배당성향을 높인다는 경영전략을 공개할 경우, 투자자들은 언제쯤 배당성향 30% 시대가 열릴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구 센터장은 "이익이 덜 났다고 배당을 줄이고, 회사가 어렵다고 배당을 안 하는 등 일관성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며 "배당성향을 꾸준히 높이는 전략으로 신뢰를 구축하면 자연스럽게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수익률이 2%대로 오른 것에 대해서는 "배당수익률은 분모인 주가가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으로 기업의 근본적인 배당전략과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올려서 최소한 미국, 중국, 일본 등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유인 정책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구 센터장은 "배당은 한번 올리면 다시 낮추기 어려운 만큼 기업 입장에선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상장 기업들의 배당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다각적인 인센티브 정책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