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파리·프라하에서만 9개 빌딩 인수

배규민 기자
2019.05.15 06:00

국내에 물량 쏟아져 셀다운 희비…국내 부동산 사모펀드 세제 강화 해외 선호

국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와 체코 프라하 두 도시에서 인수하거나 인수를 추진 중인 빌딩만 9개에 달한다. 국내 부동산 사모펀드의 세제혜택이 폐지되면 해외 대체 투자로의 자금 이동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국내 증권사는 파리에서만 총 5개의 빌딩 인수를 성사했다.

올 3월에만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파리에서 빌딩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와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이 지난달 두 개의 빌딩을 각각 인수했다.

인수가는 적게는 3700억원, 많게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마중가타워는 인수가가 약 1조원이고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인수에 참여한 파리 뤼미에르 빌딩은 인수가가 1조5000억에 달한다.

비슷한 시기에 체코 프라하에서도 빌딩 인수 소식이 이어졌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 12월 프라하 KPMG빌딩을 인수해 국내 금융기관이 처음으로 프라하 부동산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3월에는 한화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발트로브카 복합단지 내 빌딩과 루스톤카 빌딩을 나란히 인수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에 프라하 MPP빌딩 인수를 추가로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초대형IB(투자은행) 뿐 아니라 최근에는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한화투자증권등도 공격적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유럽 두 개의 도시에서만 총 9개의 빌딩 인수에 성공했지만 국내 시장에 되팔아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증권사는 현지 빌딩 인수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국내에서 기관투자자나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펀드를 조성·판매해 자금을 모집하는데 물량이 몰리면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대체투자 담당자는 "기관투자자는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대상이 정해져 있다"며 "이들이 사들일 수 있는 규모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우량 투자 자산 여부에 따라 일부는 셀다운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셀다운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자기자본을 회수하지 못해 다른 곳에 투자할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

일각에서는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시간은 걸리더라도 국내에서 투자자 모집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투자의 한 포트폴리오를 차지했던 국내 부동산 사모펀드의 분리과세 혜택이 내년부터 사라지면 기관투자들이 수익률 방어를 위해 해외부동산 투자 상품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유럽 부동산투자의 연 기대 수익률은 연 6%~7%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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