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재무 건전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대규모 퇴출 방침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에 등록된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 수는 200개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만 31개사(상반기 17개, 하반기 14개)가 늘었는데, 이달에도 올 들어 가장 많은 9개사가 등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헤지펀드 운용사 등록 업체가 지난달 전무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크게 늘었다"며 "주식은 물론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업체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헤지펀드 운용사의 설립 문턱이 대폭 낮아져 설립이 꾸준히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 투자자문사에서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긍융당국은 지난 2015년 10월 헤지펀드 운용사 설립 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고 최소자본금 요건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춘데 이어 올해부터 10억원으로 추가로 낮추는 등 설립 문턱을 완화했다.
운용사 수는 늘었지만 건전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말 전체 헤지펀드 운용사 186개 중 97개(52.2%)가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 초기 대부분 수익성이 떨어져 납입자본금이 회사 운용비로 사용되면서 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실제 올 상반기 전체 헤지펀드 운용사 중 101개사(54.3%)가 적자를 냈다.
벌써부터 대규모 퇴출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의 대규모 원금손실과 환매중단 사태 등과 관련해 사모펀드 운용사의 대규모 퇴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등록 요건에 미달하면 퇴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이후 사모 DLF(파생결합펀드)의 원금손실과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등 사모펀드 시장에선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올 들어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사모펀드 시장 악재가 겹치면서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돼 퇴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최근 악재는 상당수 사모펀드 운용사들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기관은 물론 개인들의 투자 손실 우려를 부추겨 사모펀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경우 단기적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수익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