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차갑다. 극장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슈로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2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CJ CGV 주가는 전일 대비 250원(0.86%) 하락한 2만8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적 악화 우려와 함께 신종 코로나가 덮치면서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15% 가량 하락했다.
지난 11일 깜짝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CJ CGV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4983억원, 영업이익은 76.6% 늘어난 4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366억원을 20% 이상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다. 4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8.5% 늘어난 123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그동안 실적 부진으로 발목을 잡았던 중국, 터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보인 것이 호실적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겨울왕국2' '조커' 등 흥행작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CJ CGV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속되는 것은 터키 투자손실 지속과 과도한 부채, 신종 코로나 이슈로 인한 업황침체 등 여러가지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터키 관련 영업권 손상차손 1272억원과 TRS(총수익스와프) 평가손실 715억원이 발생하면서 4분기 세전이익은 207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투자했던 터키법인이 지속적으로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부채비율도 여전하다. 지난해 총 부채는 3조8847억원, 총 자본은 6042억원으로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640%에 달한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그동안 영업비용으로 계산했던 영화관 임차비용을 리스부채로 인식하면서 약 2조원 가량의 부채가 추가된 영향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은 CJ CGV에 대한 우려를 더 키웠다. 전염병 우려로 인해 영화관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기피 장소가 되고 있다. 최근 2주간 국내 영화관객수는 67% 급감했다.
특히 전염병이 크게 확산 중인 중국에서는 모든 영화관의 영업이 중단되면서 CJ CGV 역시 지난달 24일부터 중국 내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2018년 기준 CJ CGV의 중국 순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17.9%를 차지한다. 전염병 이슈가 길어질수록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도 지난 11일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줄하향했다. 이날 발행된 CJ CGV에 대한 리포트 9개 중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4곳이 목표주가를 내렸고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도'의견이 거의 없는 국내 리서치센터 특성상 중립의견은 사실상 매도에 가깝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는 올림픽 이벤트로 인한 수요 분산과 디즈니 라인업 약화 등 전년에 비해 불리한 요인이 존재한다"며 "이에 더해 1분기부터 신종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로 인해 국내와 중국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 위기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일회성 손실과 외부여건이 최악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는 점진적 회복이 가능해 보인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로 상향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