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글로벌 공급망 내다본 M&A '소부장 3대축' 구상

성상우 기자
2025.08.26 07:30
[편집자주] 대진첨단소재는 이차전지 혹한기를 뚫고 설립 5년 만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올해 상장 원년을 맞아 창업주인 유성준 대표는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본업인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더해 상장 전 인수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시너지 계획의 결과물은 이미 하나씩 나오고 있다. 히든카드 격인 신사업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더벨이 소재·부품·장비 그룹사를 꿈꾸는 대진첨단소재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진첨단소재 창업자인 유성준 대표(사진)는 관계사들을 모두 아우르는 밸류체인 통합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 사업인 소재(대진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새로 확보한 부품(케이이엠텍), 장비(이노웨이브) 사업 부문을 내재화시켜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론 소재·부품·장비 3대 축을 중심으로 삼은 기업집단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사업 이력, 북미 공장을 지렛대로 삼는다면 강점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신사업 구상엔 관계사들이 총 동원돼 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 역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시너지 결과물은 이미 하나씩 나오고 있다. 관계사 케이이엠텍은 2차전지 신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 다른 관계사 이노웨이브는 국내 대기업 그룹향 보안 장비 납품을 앞두고 있다. 유 대표의 소·부·장 기업집단 구상이 대진첨단소재의 코스닥 입성과 함께 초반 순항하는 모습이다.

유 대표가 관계사 케이이엠텍과 이노웨이브 인수를 처음 검토한 시점은 2020년대 들어서다. 대진첨단소재가 막 성장구간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시기다. 당시 종속법인으로 두고 있었던 필리핀 법인(DAEJIN ADVANCED MATERIALS PHIL INC.)의 현지 공장 확장을 검토하다가 케이이엠텍(당시 하이소닉)의 현지 공장 매각 소식을 유 대표가 들었다.

당시 케이이엠텍은 삼성전자의 벤더사였다. 삼성전기를 통해 AF 액츄에이터, IR필터 등 삼성전자의 완제품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부품을 공급했다.

유 대표는 케이이엠텍의 삼성 공급망을 눈여겨 봤다. 이미 대진첨단소재가 글로벌 2차전지 밸류체인에 합류해 본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삼성전자 공급망에도 진입할 수 있다면 사업적 시너지가 클 것이란 판단이었다.

당시 케이이엠텍은 이전 경영진의 횡령 등으로 거래 정지 상태였다. 다만 유 대표는 인수 후 얻을 수 있는 공급망 자산을 비롯해 대진첨단소재와의 신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하면 사업 정상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케이이엠텍은 유 대표가 인수한 이듬해 거래가 재개됐다.

자회사 편입은 유 대표가 이알옵틱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알옵틱스-이노웨이브-에이치에스홀딩스(당시 아노28)-케이이엠텍'으로 이어지는 4단계 지배구조의 최상위 지배회사를 인수함으로써 관계사들을 한꺼번에 확보했다.

이노웨이브 역시 당시 IR필터 등 광학 솔루션 부품을 엔드유저인 삼성전자향으로 납품하는 회사였다. 단 한번의 M&A로 카메라 모듈 부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사업회사 2곳을 확보한 셈이다.

상장을 앞두고선 케이이엠텍과 이노웨이브 지배구조 분리 작업에 나섰다. 복층구조 오너십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였다. 유 대표는 이노웨이브가 갖고 있던 에이치에스홀딩스의 최대주주 지분을 직접 매입했다. 이로써 '유성준-이알옵틱스-이노웨이브-에이치에스홀딩스-케이이엠텍'으로 이어졌던 5단계 지배구조는 '유성준-이알옵틱스-이노웨이브'와 '유성준-에이치에스홀딩스-케이이엠텍'의 두 갈래 지배구조로 분리됐다.

복층구조 해소와 각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위해 유 대표가 사재를 투입한 셈이다. 유 대표는 보유한 각 최대주주 지분에 대해 3년의 락업을 걸어 오너십 변동 리스크도 사전에 차단했다.

M&A 이후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거쳐 인수 후 통합(PMI)까지 마쳤다. 유 대표를 기점으로 상장사 2곳(대진첨단소재, 케이이엠텍)과 광학 부품 전문기업(이노웨이브)까지 총 3개의 기업이 포진한 기업집단이 구축됐다. 밸류체인 단계별로 보면 소재(대진첨단소재)와 부품(케이이엠텍), 장비(이노웨이브)가 차례로 늘어서 있는 형태다.

기업집단 내에 구축된 소·부·장 밸류체인으로 글로벌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유 대표 구상이다. 6대 타깃 산업으로 2차전지·반도체·모바일·가전·자동차·디스플레이를 선정하고 기술 기반 제조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는 그림이다.

2차전지 부문에선 이미 시너지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케이이엠텍은 지난 1일 글로벌 배터리 기업과 800억원 규모 2차전지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같은 고객사향으로 추가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전체 계약 규모는 16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노웨이브 역시 보안장비 부문에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산업용 보안장비 업체를 인수한 뒤 사업 재정비를 마쳤다. 내부적으론 국내 대기업그룹향으로 대규모 공급 계약도 준비 중이다.

유 대표는 “우리 전문 분야는 기술 베이스의 제조업을 B2B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미 북미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요 고객사들 SCM에 진입해 본 경험이 있어 사업 확장에 자신이 있다. 소부장 밸류체인이 구축된 만큼 고객 니즈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단계별로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