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연봉이 1억…"뽑아주세요" 아이비리그 출신도 증권사에 줄 선다

지영호 기자
2025.09.02 05:00
주요 증권사 상반기 평균 급여/그래픽=윤선정

올해 국내외 증시에 순풍이 불면서 증권가 가을 채용시장에 봄바람이 불 전망이다. 연이은 증시 호황으로 성과급을 포함해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신입사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수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업계 최대규모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증권업계의 하반기 공채시장이 열린다. 한투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채용설명회 현장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참여하면 23년째다. 두자릿수 채용이 예정돼 있다.

메리츠증권은 15년만에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올 가을 최종 선발을 목표로 내부 조율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2010년 대졸 신입 공채를 끝으로 계속 경력직으로 인력을 충원했다.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미래에셋증권도 8년 가까이 채용하지 않던 WM(PB직군) 채용을 최근 진행했다. 또 연말쯤 채용연계형 인턴 전형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KB증권도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IB를 포함한 영업전문직군이 다수 포함될 예정이다. 상반기에 공채를 실시한 삼성증권은 하반기에도 이달 3일까지 접수를 받고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하나증권, DB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 LS증권, 토스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직군별 가을 수시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환히 빛나고 있는 여의도 증권가/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증권사 인력 확대는 지난해와 올초 해외증시 열풍에 이어 초여름 이어진 국내증시 호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좋을 땐 금융권 최고로 손꼽히는 은행사보다 증권사 직장인의 주머니가 더 두둑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대졸 초임 연봉은 4000만~6000만원대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자본순위 상위권 증권사의 초봉이 높은 편이다. 다만 증권사별, 사업부문별 평가에 따라 성과급에 큰 차이가 있다. 해외증시 호황이던 지난해 일부 증권사 부서에서는 대졸 1년차의 연봉이 성과급 포함 1억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증시 상황이 더 좋아진만큼 또 한번 '대졸초임 1억원'을 다수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증권사 상반기 직원 평균급여를 보면 메리츠증권이 1억3139만원, 한국투자증권이 1억2901만원, NH투자증권이 1억500만원, 미래에셋증권이 1억원 등이다. 신입이 아닌 전체직원을 대상으로 상반기만 고려한 액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스펙' 지원자도 줄을 서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이비리그 출신 등 업무 수준을 넘어서는 하이스펙 지원자가 최근 지원 트렌드"라며 "채용 담당자가 (업무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이들을 걸러내는 것이 고민스럽다고 하소연할 정도"라고 말했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증권업계 최근 채용 트렌드는 리테일 강화를 위해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고도화, AI(인공지능) 기반 투자 솔루션 개발 등 디지털 전환이다. 금융 데이터 분석이나 프로그래밍 역량을 갖춘 IT 인재에 대한 채용이 활발하다. 다만 본인의 자기소개서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빈 미래에셋증권 HR혁신팀 채용담당 선임매니저는 최근 채용박람회에서 "비슷한 지원서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너무나 많다"며 "개인의 경험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녹여내는 것이 자격증을 어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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