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신고가!…"'조방원' 끌고 '금반지' 민다" 불타는 가을장

김경렬 기자
2025.10.26 16:30

[MT리포트]한국증시 새 지평 ②'코스피 4000시대' 이끈 종목들

[편집자주] '국장 탈출은 지능순'에서 '국장 복귀는 지능순'으로. 코스피지수가 전인미답의 4000 돌파를 앞두고 있다. 1980년 1월4일 기준 100으로 시작해 45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요국 가운데 극히 저조한 실적을 내며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지난 6월 3000선을 돌파하고 4개월 남짓이라는 이례적인 짧은 기간에 쉼없이 1000포인트를 도약했다. 국내 증시가 결실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과 다음 목표인 5000 돌파까지 필요한 과제를 살펴본다.
올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업체의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국내 증시의 호가창(오더북)은 빨갛게 익은 가을이다.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발전)'과 '금반지(금융·반도체·지주사)' 등 업종이 돌아가며 '불장'(불같이 뜨거운 장세)을 펼치고 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불기둥'

최근 코스피 상승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십만전자'까지 1200원 남겨두고 있고, SK하이닉스는 '50만닉스'에 이미 도달했다. 반도체 업종은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다양한 메모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서버용으로 사용되면서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마이크론을 제외하면 경쟁사가 없다는 점에서 실적 성장이 가시화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585조원, 371조원으로 합산액은 100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코스피 시총은 지난 24일 장 마감 지수(3941.59포인트) 기준 3242조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29.4%에 이른다.

김동원·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HBM 중심의 투자 집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 D램의 공급 증가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6~2027년 D램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장기 실적 가시성 확대로 이어져 향후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방원'이 끌고 '금반지'가 밀고…새정부 기조에 투자자 '好好'

'조방원'은 올해 증시 강세의 트리거(방아쇠)였다. 코스피가 지난 6월 '박스피'를 벗어나 3000선을 돌파하는 데 혁혁한 역할을 했다.

조선 업종은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논의되면서 관세 협상 무풍주로 주목받았다. 한화오션 주가는 올들어 262% 상승했다. 방위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무기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주도산업으로 성장했다. 방산 선도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올들어 210% 올랐다.

원전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친원전 기조와 인공지능(AI) 붐으로 전 세계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조단위 부채로 지난해까지 2만원을 넘기기 어려웠던 한국전력의 주가는 지난 24일 장중 4만52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금반지'를 연말까지 남은 기간 투자 키워드로 거론하고 있다. 배당주로 주목받는 금융, 자회사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지주 등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21일 7만73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KB금융은 지난 24일 11만3800원을 기록해 4월 9일 52주 신저가(6만9300원) 대비 64.2%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5만1500원에서 9만7100원으로 상승했다.

지주사인 두산은 올들어 지난 24일까지 214% 올랐다. 같은 기간 한화는 252%, HD현대 129.3%. SK 80.6%, GS 25% 등 일제히 상승했다.

증시 활황에 증권사 최고 수혜

코스피 상승장에서 최고 수혜자는 단연 증권사다. 지난해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증권사 실적 개선에 1등 공신이었다면, 올해는 국내증시로 복귀한 '동학개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영업이익이 1조147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가 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사례는 처음으로, 연간으로는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는 증시에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다른 주요 증권사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장 마감 기준 KRX증권 지수는 지난해 말 종가 대비 112.38% 상승했다. 상승률은 업종지수 가운데 KRX기계장비(117.16%)에 이어 2위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