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26' 5일 폐막…메모리부터 피지컬 AI까지 미래 기술 총집결

'PC의 시대에서 AI(인공지능)의 시대로'
PC와 노트북 중심의 하드웨어 전시회로 출발한 컴퓨텍스가 글로벌 AI 산업의 흐름을 가늠하는 무대로 탈바꿈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해 '컴퓨텍스 2026'에서는 AI 컴퓨팅과 로보틱스·스마트 모빌리티, 차세대 기술이 전면에 등장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대만 AI 생태계의 경쟁력 역시 행사장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센터 일대에서 개막해 5일 막을 내리는 '컴퓨텍스 2026'의 주인공은 단연 AI였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부터 AI 서버, AI 데이터센터, AI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AI 산업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현장에서 만난 한 대만 IT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게이밍 PC와 그래픽카드가 전시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AI가 대부분의 부스를 차지하고 있다"며 "컴퓨텍스가 완전히 다른 행사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대만을 대표하는 글로벌 최대 전자제품 생산 위탁기업인 폭스콘의 부스는 AI 데이터센터를 축소해 옮겨놓은 것처럼 보였다. AI 서버부터 전력·통신 케이블, 서버 랙(Rack), 쿨링 시스템까지 AI 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가 전시 공간을 가득 채웠다. 단순 제조업체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공급업체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페가트론 부스 역시 행사장 내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공간 중 하나였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이 전시된 구역에는 제품을 촬영하거나 설명을 듣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스 곳곳에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 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성과도 소개됐다.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대만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대로 전해졌다.

AI 컴퓨팅뿐 아니라 피지컬 AI 분야의 성장세도 확인할 수 있었다. 폭스콘의 산업용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임보디드 AI'와 페가트론의 사족보행 로봇 '심바'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홈 로봇과 제조용 로봇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돼 대만 기업들의 로봇 기술력을 엿볼 수 있었다. 생성형 AI에 이어 피지컬 AI가 차세대 AI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컴퓨텍스는 사실상 '엔비디아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요 기업들은 엔비디아와의 협업 성과를 앞다퉈 내세웠다. 엔비디아 로고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친필 서명이 담긴 장비와 전시물도 행사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351,500원 ▼9,000 -2.5%)와 SK하이닉스(2,298,000원 ▼62,000 -2.63%) 등 국내 기업들도 엔비디아와의 협력 생태계를 적극 부각했다.
황 CEO는 개막 첫날인 2일 SK하이닉스 부스를 직접 방문해 양사 협력에 힘을 실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부스를 살펴본 뒤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웨이퍼와 소캠2(SOCAMM2) 등에 서명과 친필 사인을 남겼다. 특히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실물 웨이퍼에는 'Please Make More(더 만들어달라)'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AI 공급망의 핵심 부품인 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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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 HBM5(8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목업(Mock-up·실물모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가 탑재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도 함께 전시됐다. 삼성전자는 해당 플랫폼에 HBM4와 LPDDR(저전력데이터더블레이트)5X 기반의 '소캠2(SOCAMM2)'를 공급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협업 전시 공간을 마련한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스에는 황 CEO의 친필 사인이 담긴 14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노트북 패널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이제 특정 기업이나 제품의 경쟁력을 넘어 산업 전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컴퓨텍스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