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지분이 무슨 상관?" 빗썸 사태 불똥에 업계 '황당'

방윤영, 성시호 기자
2026.02.11 16:35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빗썸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빗썸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 제한을 주장하는 정부안이 다시 떠오르면서 업계는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내부통제가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규제 강화는 이해되나 대주주 지분 제한은 이번 사태와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는 측면에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빗썸 긴급현안 질의에서 '금융당국이 빗썸 사고를 대주주 지분 제한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투자자 1100만명, 가상자산 규모는 70조원으로 (공공) 인프라적 성격이 맞고 금융회사에 준하는 규제·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빗썸) 사태와 소유분산 추진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면서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소상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했다. 빗썸 사태와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는 관련성이 없다고 인정했으나 규제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빗썸 사태와 연결해 대주주 지분 제한 필요성을 다시 꺼내든 건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빗썸은 내부통제 장치 문제이지 대주주와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 사고는 대주주가 누구인지, 대주주 지분율이 몇 퍼센트인지에 따라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며 "내부통제 실패 사례로 내부통제 관련 규제강화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으나 재발방지를 위해 대주주 지분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오지급 사고'라는 명백한 시스템 이슈를 평소 주장하던 지배구조 손보기에 끼워 넣으려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빗썸 외에도 대주주가 있는 다른 거래소에서는 오지급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장치와 대비책을 구축해놓기도 했다. 업비트·코인원 등은 가상자산 보유 잔고와 장부 수량을 실시간 연동하고 직원이 실수를 하더라도 잔고를 초과하는 자산 이동을 막는 등 시스템을 갖췄다. 따라서 대주주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전산사고로 이어졌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오히려 대주주가 있었기 때문에 빗썸에서 사고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던 건 한 사람(대주주)이 책임을 지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린 결과"라고 말했다. 빗썸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 7일 1000억원 규모의 고객보호펀드운영, 비트코인 현물 공황매도(패닉셀)에 대한 매도차액 110% 보상, 사고 시간대에 빗썸 앱·웹 접속 이용자에 2만원 지급 등 보상안을 발표했다.

학계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블록체인연구소장)는 "갈등이 첨예한 사안인 대주주 지분 제한을 당국에서 빗썸 사고 이후 갑자기 제시한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가상자산거래소는 국내에서 사실상 마지막 남은 산업군이고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산업군인데 당국의 주장 때문에 전체 입법이 지연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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