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꼽혀왔던 동전주가 국내 증시에서 본격적으로 퇴출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시장 정상화와 투자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실기업의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 관련 언론 브리핑을 통해 1주에 1000원 미만인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오는 7월1일부터 신설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동전주는 247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가 166개사로 전체의 67%를 차지했고 코스피 상장사도 55개사로 22%에 달했다.
동전주 중 현대사료, 드래곤플라이, 동성제약 등 37개 기업은 자본잠식, 감사의견 비적정 등의 사유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본업과 무관하게 테마성 이슈에 편승해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다시 가라앉은 기업도 다수였다. 동전주 가운데 전날 거래량 상위 10위권에 들었던 코스닥 상장사 앱튼이 대표적이다. 지열냉난방시스템 관련 사업을 영위해오던 코스닥 상장사 앱튼은 2022년 주가가 1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왔으나 2023년 초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며 주가는 한때 7000원을 넘겼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2차전지 상장사 전반에서 버블이 터지며 주가는 다시 1000원대로 복귀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가 1500원을 넘겼으나 암호화폐 시장 침체와 함께 다시 급락했다. 앱튼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갔다. 현재 주가는 200원대에 머물러 있다.
반도체 공정 장비 부품 생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힌 코스닥 상장사 엔투텍 역시 유사한 모습을 보여왔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사업목적에 마스크 개발과 의료용 백신·치료제 사업을 추가하며 10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한때 9000원까지 치솟았다. 2022년에는 리튬 공정개발 산업을 지난해에는 암호화폐, 문화콘텐츠, 부동산개발, 식음료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에 잇달아 포함했고 그 과정에서 주가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현재 주가는 4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동전주 상장폐지 조치로 동전주를 보유 중인 일부 주주들의 손실 우려가 제기되지만 증권가에서는 동전주 상당수가 기업가치제고와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로 바라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전주 대다수는 오랜시간 주가가 낮은 수준을 이어왔고 유동성도 적어 주가조작세력의 목표가 되어왔기에 정리를 하는게 맞다"며 "당국이 상장폐지 시점을 명확히 해 주가가 낮은 기업은 경영개선 등 자구 노력을 검토할 수 있고 주주들이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