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중동 전쟁 여파와 관련해 가동하는 '100조원 이상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에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등 증시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시행하는 100조원+α(알파)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에 증안펀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증안펀드는 증시안정과 수급개선을 목적으로 정부가 주식시장의 매수자로 개입하는 방식이다. 전날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증안펀드 재가동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은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시장안정 프로그램에 증안펀드는 포함돼 있지 않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증안펀드는 2024년 비상계엄 사태 당시 언급된 적이 있으나 실제 가동되진 않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증안펀드가 조성됐으나 집행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실제 집행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다.
증안펀드의 효과가 확실하지 않고 인위적인 주가 띄우기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100조원 자금은 주가를 직접 떠받치는 용도가 아니지 않나. 그런 것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채권시장과 단기시장용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부에서 말하는 증권시장 안정용과 개념이 전혀 다르다"고 했다.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은 채권시장 안정에 40조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착륙에 60조원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채권시장 안정 방안에는 비우량 회사채·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채권시장안정펀드(최대 20조원),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돕는 신용보증기금 P-CBO(채권담보부증권) 지원, CP 신속 매입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있다.
채안펀드 등 채권시장 안정 방안은 자금난을 겪는 기업 등 시장에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간접적으로 시장을 지원한다.
이 대통령은 증시 변동성을 틈탄 불공정거래 차단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가짜뉴스 유포, 시세교란 범죄행위를 차단해달라"며 "국민 경제에 혼란을 조장해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긴급 시장점검 회의를 연달아 개최해 허위사실 유포·시세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