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르다"…100억 펀드 굴리는 매니저가 보는 한국 증시

김창현 기자
2026.03.15 11:00
마이클 티안 WCM 투자운용 매니저. /사진제공=WCM 투자운용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이 대외 변수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한국 산업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틱시스 산하 WCM 투자운용(이하 WCM)의 마이클 티안(Michael Tian) 매니저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WCM은 한국 금융당국에 등록되어있지 않고 국내에 별도 법인을 두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티안 매니저가 운용 중인 Global Emerging Markets Equity Fund에서 삼성전자는 TSMC에 이어 수익률에 두번째로 크게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펀드의 AUM(운용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약 651만달러(한화 약 97억원) 수준이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 중국 IT 기업 텐센트, 알리바바, 디디글로벌 및 인도의 ICICI은행,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 등 신흥국 시장 내 매력도가 높은 기업을 대거 편입했지만 한국 기업 비중은 그간 낮은 편이었다.

티안 매니저는 "한국 시장은 여러가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반도체, 전력, 방위산업, 조선,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할만한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한국 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기 어려웠고 지배구조 문제와 소액주주 보호가 미흡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지난 1년간 한국 시장에서 발생한 변화를 고려해 지난해 한국에 대해 Overweight(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시선을 바꾼 배경은 한국 기업의 높은 경쟁력과 함께 시장 환경의 변화로 WCM이 추구하는 투자 기준에 부합하고 있기 때문이가로 설명했다. 그는 "WCM은 일시적으로 좋은 기업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이 더 드러나는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을 찾아왔다"며 "우수한 경영진과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문화를 갖춘 기업을 선호하는데 이같은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방산과 조선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주목했다. 티안 매니저는 "세계가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어 글로벌 방위비 지출은 10년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은 고도화된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밸류업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 방산 등 한국 시장을 이끄는 여러 투자 테마는 앞으로 몇년간 지속될 수 있지만 한국의 거시경제나 반도체 사이클 등 다른 요인을 차치하고서라도 밸류업 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면 시장과 투자자 심리는 과거보다 훨씬 건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책 모멘텀이 두드러진 코스닥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지는 않으나 기회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을 잘 알지 못한다"며 "다만 WCM은 최근 정책 변화 가능성을 보고 코스닥 기업에 대한 리서치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