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서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자동자문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에서 API를 이용해 매수·매도를 반복하며 매매를 유인하거나 거래가 활발한 듯 꾸며내는 등 불공정거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API는 이용자가 거래소 매매 시스템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미리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주문·매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API를 이용한 거래는 거래대금(매수·매도)의 30%대를 차지할 정도로 효과적인 거래수단으로 통용되고 있다.
금감원이 적발한 불공정거래의 대표적인 사례가 API로 시장가 매수·매도를 반복하며 거래량을 부풀리는 시세조종이다. 혐의자 A씨는 API로 5000~1만원 소액으로 시장가 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 꾸며냈다. 이와 동시에 수동으로 지정가 고가매수 주문을 추가로 제출해 시세를 끌어올렸고 다른 투자자의 매수세가 붙어 시세가 더 상승하면 곧바로 팔아 이익을 봤다.
API로 고가매수를 반복적으로 제출해 시세를 끌어올린 사례도 있었다. 혐의자 B씨는 자신이 매수한 가격보다 훨씬 높은 목표가격에 매도주문을 미리 제출한 뒤 API를 이용해 지정가 고가매수 주문을 추가로 제출해 시세를 목표가격까지 올린 뒤 내다 파는 방식을 반복하며 시세를 조종했다.
이외에도 허수매수·취소를 반복하며 매수호가 잔량이 많은 듯 외관을 형성하거나 다수의 계정을 만들어 매수·매도거래를 주고받는 통정매매로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속여 시세가 오르면 보유물량을 매도하는 등 사례도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짧은 시간에 소량의 매수·매도 주문을 반복하는 단주매매, 자신의 매수·매도주문이 체결되는 경우에는 가장매매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도한 단주매매·가장매매,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체결 가능성이 희박한 주문을 제출하고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경우 허수 주문으로 간주해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가상자산 커뮤니티, SNS 등에서 공유되는 고빈도 단주매매 코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가격이 급상승하는 경우 API를 활용한 시세조종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종매매를 자제해야 한다. 특히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률이 초기화되는 시간에 가상자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이른바 'OO시 경주마' 시간대에는 고빈도 API가 가장 많이 작동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본인인증을 거쳐 발급되는 거래지시 수단인 API 키는 유출시 불공정거래, 자금세탁 행위 등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공범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관리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API를 이용해 과도하게 매매를 반복하는 계정이 확인될 경우 신속히 기획조사를 실시해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