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반도체 등 주도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공여잔고도 사상 최대여서 과열 양상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90%가 넘는 수익률을 낸 국내 레버리지 ETF 상품은 18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종목 추종 상품이 대부분이었으며, 2차전지, 방산, 에너지화학 추종 레버리지 ETF들도 눈에 띈다. 특히, 연초 대비 수익률이 200%를 넘는 1~3위 상품이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비중이 큰 종목들이다.
구체적으로 KODEX 반도체레버리지가 215.21%, TIGER 200IT레버리지가 203.97%,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가 201.60% 수익률을 연초 이후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 평균 수익률은 55.6%였다.
해당 상품들의 순자산이 크게 증가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수익률 1위 KODEX 반도체레버리지의 순자산은 23일 기준 1조6581억원인데, 연초 대비 361%가 뛰었다.
2위 TIGER 200IT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순자산이 340%, 3위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16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국내 주식형 ETF에도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주식형 ETF의 지난 23일 기준 순자산은 186조원으로 연초 95조원 대비 96% 증가했다.
거의 두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레버리지 ETF 순자산 유입 추세가 더 가파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 주식 ETF의 경우 반도체업종 레버리지와 집중투자 ETF가 반도체 업종의 강항 상승세에 힘입어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5월22일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을 기초로 하는 레버리지 ETF 상품이 출시된다.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심(투자심리) 쏠림이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이 크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될 경우 개별종목 선물 매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홍콩 증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이미 상장돼 있는데, 해당 ETF 투자하던 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 자산이 1% 오르면 2%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1%가 내려가면 2%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그래도 빚투 대표 지수인 신용공여잔고가 지난 24일 기준 35조원을 훌쩍 넘기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주식시장에 과열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레버리지 투자가 다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증권사들이 신용공여를 일부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최근 관련 잔고는 우상향을 지속해서 그리고 있다"며 "변동성이 아직은 여전해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