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어, 1000억 CB발행 잠정중단…"추가발행 안 해"

김경렬 기자
2026.06.02 14:59

스페이스X 벤더사로 주목…주가 전환가액 아래로 '뚝'

/사진=스피어 홈페이지 갈무리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유통협력(벤더)사로 주목받는 코스닥 상장사 스피어코퍼레이션(스피어)이 목표했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잠정 중단했다. 발행 조건이 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단 평이 나오면서 기대만큼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피어는 신한투자증권의 주관으로 1000억원어치 사모 CB를 발행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4월 발행한 375억원어치 CB를 끝으로 추가 조달은 하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 CB를 매입한 투자자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히스토리투자자문, MVP혁신성장사모투자 합자회사 등이다. 이중 MVP혁신성장사모투자는 전체 67%에 이르는 2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CB 발행총액이 당초 계획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이유에 대해 '자금이 충분해 더 발행할 필요가 없었다'는 회사 측 입장과 달리, 업계는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

CB 발행 텀싯(Termsheet)에 따르면 여러 조건이 발행사인 스피어에 일방적으로 유리했다. CB는 5년 후인 2031년 4월 30일 만기로 이자쿠폰과 채권만기수익률(YTM)을 모두 0%로 제시했다. 투자자들이 발행사에 원금을 조기 상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의 만기보장수익율(YTP)도 0%다.

시가 하락에 따라 향후 전환가액도 조정할 수 없다. CB가 발행될 당시 스피어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책정된 전환가액은 4만4929원. 3만원 초반대로 떨어진 최근 주가 대비 50%가량 높은 수준이다. 스피어 주가는 지난 3월 17일 52주 신고가(5만7300원)를 기록, 52주 신저가(7050원·2025년 6월 28일) 대비 약 8배 올랐고 이후 급락하고 있다. 시총은 이날 하루에만 2000억원가량 증발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통사로서 역할에 대한 수주는 분명한 매출 증가 요인이지만, 자체 기술력이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아 CB가 흥행하지 않았다"며 "불리한 발행 조건도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피어는 지난해 3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라이프시맨틱스가 스피어코리아를 흡수합병해 만들어진 업체다. 합병된 스피어의 자산총계는 2024년 381억원에서 지난해 말 954억원으로 2.5배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54억원에서 956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기존 존속 법인인 라이프시맨틱스의 부진으로 152억원에서 91억원으로 감소했다.

스피어는 스페이스X 유통 벤더사로 잘 알려져 있다. 스피어는 스페이스X와 향후 10년간 약 1조5440억원에 이르는 특수합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종료 후 최대 3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도 있어 탄탄한 매출처로 평가받는다.

스피어는 올해 343억원어치 자사주 매각과 신한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니켈 제련소 지분 취득, 희귀금속 매입, 우주항공사업부 운영자금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스피어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싱가포르에 위치한 자회사 스피어니켈코발트에 247억원을 투자(증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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