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 탄 VC들… 트렌드로 자리잡은 공동·후속투자

홍재의 기자, 방윤영 기자, 서진욱 기자
2016.01.15 03:00

[2015 스타트업 투자결산]전체의 30%가 공동·후속투자… VC별 전문성 활용 가능

[편집자주] <font size=3 color=red>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늘어나면서 벤처투자사(VC)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최근에는 VC들이 특정 스타트업에 함께 투자하는 사례가 대폭 늘어나는 새로운 트렌드가 포착된다. 머니투데이는 2015년 주요 VC들의 투자 결산을 통해 지난해 투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올해 스타트업계의 화두를 제시한다.</font>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함께 하거나 뒤따르거나.’

공동 투자가 유행이다. 지난해 주요 벤처투자사(VC)들이 유망한 스타트업에 함께 투자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다른 VC로부터 시드머니를 유치한 스타트업에 후속투자를 단행하며 한 배를 탄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내 스타트업 시장이 성숙하면서 ‘옥석 고르기’가 활발히 전개되고, 전문영역이 각기 다른 VC들이 투자협력을 통해 ‘투자영역 넓히기’에 나선 데 따른 결과다.

머니투데이가 종합한 주요 VC 7곳의 투자 결산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VC로부터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총 161개사로, 이 가운데 약 30%(49개사)가 공동·후속투자로 나타났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케이큐브벤처스는 모바일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업체 ‘하이퍼커넥트’와 의료영상 분석업체 ‘루닛’에 각각 100억원과 20억원을 공동투자했다.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뷰노’와 동영상 스트리밍 분석업체 ‘스트림라이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개발사 ‘패스터댄’은 본엔젤스와 퓨처플레이가 공동투자한 스타트업이다. 매쉬업엔젤스와 퓨처플레이는 스마트 일정 관리업체 ‘코노랩스’에 함께 투자했다.

이택경 매쉬업 대표는 “공동투자는 VC마다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가령 매쉬업은 서비스, 퓨처플레이는 기술 분야에서 보다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투자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투자뿐 아니라 다른 VC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M&A(인수·합병)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았다. 해당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앞서 투자한 VC와 스타트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손잡은 케이스로 볼 수 있다.

본엔젤스가 2014년 투자한 자동차 수리 플랫폼 ‘카닥’은 1년 만에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KVG)에 인수됐다. 케이큐브가 발굴한 스마트알림장 서비스 ‘키즈노트’도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됐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주도한 컨소시엄으로부터 38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직방도 알토스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발굴한 업체다.

이택경 대표는 “앞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기본기를 갖추고 일차적인 검증을 받은 것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라며 “때문에 후속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VC 투자 성향도 저마다 다르다. 지난해 14개사에 약 25억원을 투자한 매쉬업은 수천만원 단위의 투자금을 다양한 곳에 뿌리는 편이다. 매쉬업은 본엔젤스, 소프트뱅크, 퓨처플레이 등과 활발하게 공동·후속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 규모가 가장 컸던 소프트뱅크는 여러 VC들과 공동·후속투자 관계가 얽혀 있는 큰손이다. 다양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후속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퓨처플레이는 본엔젤스, 매쉬업 등과 해당 분야에 공동·후속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퓨처플레이는 지난해 18개사에 18억원을 투자해 평균 1억원의 금액을 개별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게임사인 NHN엔터테인먼트도 눈에 띈다. NHN엔터가 후속 투자한 3개사는 모두 케이큐브벤처스가 앞서 투자한 게임사다. 게임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는 케이큐브의 선구안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이 단계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성장 사다리에 올라타려면 VC들의 개별 특징을 파악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강석흔 본엔젤스파트너스 대표는 “초기 투자는 단순 투자금만의 문제만 아니라 초기 스타트업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VC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며 “멘토를 해 줄 수 있는 창업가 출신의 VC를 만나거나 개발에 조언을 줄수 있는 개발자 출신의 심사역이있는 VC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VC가 이미 투자한 이력이 있는 서비스와 유사 서비스는 오히려 투자 유치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스타트업이 VC를 찾을 때 본인의 서비스와 연계해 협업할 수 있는 유망 스타트업에 다수 투자한 경험이 있는 VC를 찾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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