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렴이' 인기, 통신은 반갑지만 방송은

진달래 기자
2016.01.22 03:00

새해 이동통신시장에 일명 '저렴이' 바람이 불고 있다. '저렴이'는 단순히 가격이 싼 제품이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도 좋은 제품을 일컫는 시쳇말로, 화장품 시장에서 주로 쓰이더니 단말기에도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저가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제조사들이 연초부터 중저가폰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고가 60만원 이하인 A5, A7을 동시에 선보였고, LG전자도 출고가 27만5000원인 'K10'을 국내 출시했다. 새단장을 마친 팬택은 올 하반기 중저가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통신사들도 해외 저가폰을 들여오거나 전용제품을 내놓는 등 '저렴이' 바람에 한 몫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루나' 흥행 신화를 이어갈 '쏠'을 출시한다. 중국 제조사 TCL알카텍과 손잡고 개발한 '쏠'의 출고가는 39만9300원이다.

이동통신 요금제 측면에서도 '저렴이'가 화두다. 바로 알뜰폰(MVNO)의 인기 때문.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로,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우체국 알뜰폰 가입 건수는 총 6만5571건에 달했다. 일평균 가입자(6500건)가 평소보다 10배 이상 급증한 것.

이동통신 시장에 불고 있는 '저렴이' 바람은 살림살이가 빠듯해진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자리잡는 신호기도 하다. 상향평준화된 스마트폰 성능 덕에 고가 스마트폰만 찾는 소비습관이 변하고 있다. 또 알뜰폰의 통화품질이 기존 이동통신사(MNO)와 다르지 않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인 거부감도 약해졌다.

물론 '저렴이'가 합리적인 소비라는 긍정적 면을 담은 용어임에도, '저렴이'의 인기가 달갑지 않은 재화도 있다. 대표적인 시장이 통신과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방송 콘텐츠'다.

현재 시장에서는 콘텐츠 대가를 제대로 못받고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자본력이 약한 중소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외주제작사 등은 '저렴이 콘텐츠'를 무리하게 요구받는 것이 일상이다. '방송사의 외주제작사에 대한 제작비 미지급사태'는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동통신시장 흐름과는 반대로 중소 방송 콘텐츠 제작사에 '저렴이' 제품을 요구하지 않을 때, 경쟁력 있는 방송 산업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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