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보기술(IT)업계의 ‘빅딜’로 주목을 받았던카카오와로엔엔터테인먼트의 화학적 결합이 시작됐다.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멜론 음원을 제공하는 음악공유 기능을 20일부터 제공하기 시작한데 이어 내년 초에는 카카오톡 메신저에 멜론 미니 플레이어가 삽입된다. 양사의 대표 플랫폼 간 콘텐츠·이용자 교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0일 카카오와 로엔에 따르면 내년 초 카카오톡 메신저에 멜론 미니플레이어를 도입키로 했다. 이를 계기로 카카오와 멜론 이용자들의 접점을 다각도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와 로엔은 양사 간 계정연동, 멜론DB(데이터베이스) 연동 등 단계를 밟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단순한 대화 플랫폼을 넘어서 생활 편의 서비스부터 웹툰,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는 하나의 포털로 거듭나고 있다”며 “로엔 역시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가진 카카오와 손잡음으로써 이동통신 3사와 모두 협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톡서 바로 듣는다”···멜론 연동으로 시너지 가속화
카카오와 로엔은 내년을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의 원년으로 삼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 후 박성훈 CSO(최고전략책임)를 로엔 공동대표로 보내 시너지 작업을 준비해왔다. 박 공동대표는 CJ에서 미래전략실 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 전략가다.
양사 시너지의 핵심은 카카오톡과 멜론 플랫폼간 콘텐츠·이용자 교류다. 앞서 카카오와 로엔은 두 플랫폼의 계정을 연동해 별도의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멜론 DB를 연동, 멜론 음원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걸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톡 콘텐츠를 풍부하게 해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멜론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자연스럽게 멜론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
내년에는 카카오톡 멜론 미니플레이어를 시작으로 접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미니플레어 서비스가 시작되면 별도의 멜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지 않아도 카카오톡 내에서 바로 음악을 듣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 ‘원더케이’ 등 로엔의 자체제작 케이팝 콘텐츠를 카카오톡 내 채널 등으로 유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로엔 측은 “카카오 이용자가 멜론을 편하게 이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다각도의 접점을 구축 중”이라며 “내년 초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M&A 귀재”…김범수 ‘윈-윈’ 전략 눈길
업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M&A(기업인수합병) 혜안에 또 한 번 주목하는 눈치다. 카카오가 로엔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할 당시 무리한 딜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내부에서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카카오 실적의 급락을 막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부각 된 것.
합병 효과는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O2O(온·오프라인연계)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로 악화일로였던 카카오의 실적을 로엔이 보완해 준 것. 카카오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303억원. 전년 대비 무려 87%나 늘었다.
로엔 역시 유료 가입자 수가 순증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 시너지가 본격화되면 로엔의 M&A 효과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엔은 이동통신 시장 절반을 쥔 SK텔레콤과의 협업으로 급성장한 바 있다. 카카오톡 MAU(월간실사용자수)는 4200만. 국민 10명 중 8명이 이용하는 만큼 또 한 번의 도약도 가능하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로엔 인수로 자체 수익원 확보에 대한 시간을 벌게 됨과 동시에 플랫폼과 콘텐츠 간 시너지 효과까지 얻게 됐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이 막힌 로엔도 또 다른 가능성을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