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 국책기관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직원들이 허위 병가를 내거나 근무 중에도 골프를 쳤던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가 확인된 위반 사례는 124건이었고, 최종 확인되지 않았지만 의심되는 사례는 631건에 달했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과 과학기술인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근태·지침위반 사례가 밝혀졌다.
김 의원은 대덕연구단지 내 16개 기관에 대한 근태현황 자료(작년 1월~올해 9월)와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운영하는 '사이언스대덕골프장' 이용 자료를 대조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골프장은 출연연을 포함한 국책기관 재직자들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과기공제회는 연간 운영 예산 54억원을 투입 중이다.
의원실은 골프장을 이용한 직원 중 의심사례 631건을 추렸고 이에 대해 심층 조사했다. 예컨대 골프장 이용자 중 연차나 출장 등 외부일정이 없는데 골프를 친 경우 명백한 위반사례로 적발했다. 총 631건 중 124건이 위반 사례로 드러났다. 더 많은 경우가 적발될 수 있었으나 소명이 어려운 경우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의심·위반 사례가 나온 기관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허위 휴가를 내고 골프를 친 사례가 가장 많았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선 육아 휴가와 배우자 출산 휴가를 내고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국립중앙과학관 직원 한 명은 강직척수염, 추간판전위 진단서를 받아 병가를 냈는데, 당일 오후에는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밖에 골프를 치고 야근을 신청해 수당을 챙기거나 근무시간 중 배우자와 골프장에 간 경우가 있었다. 출장을 간다고 서류를 올리고 정작 향한 장소는 골프장인 경우 등 다수의 일탈 행위가 드러났다.
김영주 의원은 "기관들이 복무 규정·규칙에 따라 근무하지 않는 등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며 "과기정통부 차원의 특별복무 감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사안이 심각한 만큼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기관에선 조사가 시작되자 명의만 빌려줬다는 해명도 나왔지만, 골프장은 체크인 할 때 모니터에 얼굴 화면이 뜨는 만큼 명의도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