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경찰서와 노원경찰서 두 곳에서 고소당했다고 연락이 오는데 어찌나 당황스럽던지요. 그런데 형사가 '○○과'로 오라고 하지 않고, 경찰서 앞에서 본인에게 전화하면 나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상해서 파출소로 달려가 전화했더니 '그냥 오지 말라' 하더라고요."
길영수(71)씨는 지난 11일 서울 강북구 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된 '시니어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교육'에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볼 뻔한 경험을 소개하며 "어디에 물어볼 데도 없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함께 수업을 들은 이모씨(79)도 "주민센터에서 모르는 사람이 내 등본을 떼려 한다는 등 보이스피싱 전화가 잇따라 최근 휴대폰을 바꿨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1~8월 기준) 중 60대 이상이 30%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전체 16%였던 60대 이상 피해자 비중이 5년 만에 2배가 됐다. 디지털 정보에 취약한 점을 노린 것이다.
이에 LG유플러스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지난해 9월부터 전국 28개 노인복지관에서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1470명을 대상으로 98회 교육을 진행했다.
보이스피싱, 스미싱 외에도 △큐싱(QR코드를 이용한 해킹) △파밍(가짜 웹사이트 연결 유도) 등 다양한 디지털 사기수법을 사례 중심으로 쉽게 설명하며 주의를 당부한다. 수업을 들은 이설자(85)씨는 "이렇게 많은 사기 수법이 있는지 몰랐다"며 "앞으로 전화나 문자를 받을 때 좀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을 우려해 모르는 번호로 온 모든 전화를 안 받을 순 없다. 교육현장에서도 "070이 아닌, 010으로 온 번호는 안 받기엔 애매하다", "오랜만에 온 친구 전화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시티즈코난·V3·익시오 등 스팸 차단 앱도 소개한다. 특장점은 스마트폰이 익숙치 않은 어르신을 위해 지역 대리점의 보안전문상담사가 일대일 짝꿍이 돼 앱 설치를 돕고 각종 질문에 답해주는 것이다. 보안전문상담사는 명함을 건네며 평소에도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전화하라고 안내했다.
최석준 LG유플러스 컨슈머인재육성팀 책임은 "전국에서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어르신이 꼭 한 분씩 계신다"며 "보이스피싱 예방법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보이스피싱을 당하면 가족에게 말하기 민망해하는 사례가 많아 언제든 보안전문상담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난해 첫 교육 진행 당시 만난 분과 아직도 종종 연락한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 지역이나 신종 보이스피싱 타깃이 될 수 있는 외국인 유학생 대상으로도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