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4년 만에 돌아온 BTS(방탄소년단)를 등에 업고 생중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일각에선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스포츠 중계권을 싹쓸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넷플릭스는 당분간 단발성 대규모 이벤트에 집중할 전망이다.
20일 브랜든 리그 넷플릭스 논픽션·스포츠 부문 부사장은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오는 21일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라이브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하며 생중계 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다. 넷플릭스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공연을 열고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이번 공연은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여는 첫 라이브 행사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국내 스포츠 중계권 경쟁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KBO(한국프로야구)리그와 PL(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은 각각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가지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자금력을 앞세워 뺏어올 수 있다는 것.
그러나 OTT 업계는 당분간 국내 플랫폼이 중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발주자인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다년 계약을 체결했거나 이미 근접한 상태여서다. 우선 티빙의 모회사 CJ ENM은 지난해 말 KBO 사무국과 KBO리그 유무선 계약 우선협상을 타결했다. 양자는 올해로 만료되는 KBO 중계권을 연장하는 재계약을 논의 중이고 현재 기간·금액 등 큰 틀에서의 합의는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PL과 중계권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시장이 타깃인 넷플릭스에게 이들 리그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넷플릭스는 국산 OTT와 달리 국내 점유율 확보보다는 경쟁력 있는 K-콘텐츠를 전 세계에 파는 것이 목적이어서다. KBO는 대부분의 시청자가 한국인이라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이 부족하고, PL은 현재 쿠팡플레이가 국내 중계권만 갖고 있다. 대신 넷플릭스는 이번 BTS 라이브처럼 단기간 폭발적인 신규 이용자 유입을 창출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이벤트 생중계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생중계는 단기 구독 후 이탈하는 '메뚜기족' 유입이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넷플릭스는 양질의 콘텐츠로 이들의 '발을 묶을' 자신이 있을 것"이라며 "생중계는 광고를 무시하거나 건너뛸 수 없어 광고 수익도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