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간소화가 아니라 다양화…추모 방식도 개인 선택"

"장례 간소화가 아니라 다양화…추모 방식도 개인 선택"

최문혁 기자
2026.05.05 08:11

[기획]1일장, 슬픈 장례식인가 스마트 장례식인가⑤[인터뷰]상조 스타트업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

[편집자주] 사흘간 빈소를 지키는 '3일장'은 한국 장례 문화의 표준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장례 기간을 줄이거나 빈소를 차리지 않는 '작은 장례'가 확산하고 있다. 가족 구조 변화와 비용 부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변화다. 시대의 흐름이라는 평가와 함께 고인을 기리는 마음까지 옅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변화하는 장례 문화의 현주소와 의미를 되짚어봤다.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사진=고이장례연구소.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사진=고이장례연구소.

"지금의 장례 문화의 변화는 '간소화'가 아닌 '다변화'입니다."

송슬옹 장례 서비스 스타트업 고이장례연구소 대표는 최근 장례 문화 변화의 핵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무빈소 장례나 가족장 같은 새로운 방식의 등장을 단순히 '간소화'라고 보긴 부족하다"며 "여전히 3일장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지만 각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장례를 치르는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고이장례연구소는 일반적인 3일장은 무빈소장, 가족장 등 다양한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빈소 장례 비중이 늘어났다. 올해 4월까지 무빈소 장례 비중은 22.2%까지 늘었다. 송 대표는 "가족장과 1일장까지 포함하면 변화 폭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창업 전 장례지도사로 현장을 경험한 송 대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조문 문화가 약화된 것을 체감했다"며 "조문을 오더라도 간단히 식사만 하고 돌아가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방문하지 않고 조의금으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방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장례 간소화엔 가족 간 유대관계가 약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송 대표가 고이장례연구소를 창업한 2021년엔 1인 가구수가 700만 가구를 돌파했다. 2024년 기준으로는 800만 가구가 넘었다. 그는 "나무가 가지를 치듯이 상주들 각자의 손님이 조문객으로 오는데, 핵가족화는 이 나무 가지 자체가 줄어든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장례'를 준비하는 인식 자체도 달라졌다. 송 대표는 "과거에는 '상을 당한다'는 표현처럼 장례가 수동적인 사건이었다면, 이제는 스스로 준비하는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건수가 증가한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건수는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년 25만7526건에서 2024년 55만7724건으로 급증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본인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된 경우 연명의료 의향을 작성할 수 있는 문서다.

송 대표는 무빈소 장례와 가족장을 '스몰웨딩'에 비유했다. 그는 "가까운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는 흐름이 결혼뿐 아니라 장례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조문객보다 우리 가족이 중요하다는 인식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가족끼리 조용하게 추모하겠다는 흐름에 고이장례연구소가 입관식에서 가족이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프로그램과, 생전 사진·영상을 전시하는 '메모리얼 테이블' 서비스를 운영한다.

송 대표는 "입관식 전날 밤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도록 권한다"며 "입관식 때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직접 낭독하거나 장례지도사가 대신 낭독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문객 응대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상주가 고인과 작별하는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상조업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