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조를 둘러싼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을 달구고 있다.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수 9만건을 넘어서며 부조 문화와 관계의 호혜성에 관한 광범위한 토론을 촉발했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친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성인이 될 때까지 A씨를 돌봐준 할머니는 사실상 어머니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올해 초 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금요일 밤이었고 장례식장도 현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고향이었다.
A씨는 주말에 지인들이 먼 걸음을 하게 될까 봐, 혹여나 부담이 될까 봐 회사에만 사실을 알리고 조용히 할머니를 보내드렸다. 한 달 뒤 고등학교 친구 모임에서 뒤늦게 이 사실을 전했고, 친구들은 할머니가 A씨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기에 충분히 위로해 줬다.
부고장도 없고, 조의금도 받지 않았다. A씨는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같은 모임 친구 B씨의 시어머니가 별세했다. 장례식장은 편도 세 시간 거리의 타지였다. A씨는 단체 대화방에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추스리면 밥이나 먹자"며 마무리했다.
그런데 며칠 후 B씨가 단톡방에 직접 "오지도 않고 부조도 안 해서 서운하다"는 말을 꺼냈다. 더불어 "미혼이라 모르는 것 같은데, 시부모도 부모"라는 말도 덧붙였다.

A씨는 당혹스러웠다. 결혼 축의금 20만원에 첫째·둘째 출산 선물, 돌잔치 각 10만원을 챙겼지만 아직 미혼인 A씨는 그에 상응하는 답례를 받은 적이 없다. 신랑 이름도 모를 만큼 친분이 없는 상대의 시어머니 장례까지 챙겨야 하는지 A씨는 묻는다. "제가 나쁜 걸까요?"
댓글 반응은 압도적으로 A씨의 편이었다. "부고도 안 보낸 사람이 타인 시어머니 장례까지 챙기길 바라는 건 무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일부는 "본인이 먼저 알리지 않으면서 상대에게만 적극적인 성의를 요구하는 건 일방적"이라고 지적했다. 모임 5인 중 조의금을 보낸 사람이 기혼자 1명뿐이었다는 점도 "A씨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시각을 뒷받침했다.
부조는 상호성과 자발성을 전제로 한다. 결혼·출산·상례 등 생애 주기가 다른 구성원들로 이뤄진 관계에서는 주고받음의 시점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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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자는 축의금과 조의금을 계속 내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을 시점이 불확실하거나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관계의 깊이와 현실적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편도 세 시간 거리, 이름도 모르는 신랑, 그리고 부고조차 받지 못한 상황에서 '당연히 와야 했다'고 기대하기보다, 서로의 사정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