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려는 '문신사법안'이 오는 20일 국회에 재상정된다. 앞서 여야가 앞다퉈 발의한 문신사법안 3개가 지난 1월22일 '법제화의 첫 관문'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제2 소위에 상정됐지만 '통일된 법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단 이유로 계류됐었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각 의원실과 수정·보완한, 이른바 '문신사법 통합법안'이 이날 재상정될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5일 본지가 입수한 통합법안에 따르면 그간 문신 합법화의 발목을 잡은 법적 근거인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를 문신사들은 비껴갈 전망이다. 문신사법안 제8조(문신사의 업무범위와 한계)에 따르면 '문신사는 의료법 제27조에도 불구하고 문신행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서다.
이번 문신사법안에서 또 주목할 점은 △문신사 면허 발급 △일반의약품(마취 목적) 사용 허용 △문신 제거 행위 금지 △부작용 신고 및 공제조합 가입 의무화 △위생교육 의무화 △공익신고 활성화 등이 조항으로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문신 제거 행위 금지'와 '공익신고 활성화' 조항은 기존 법안에 없던 내용으로, 통합안 제정 과정에서 추가됐다.
'문신사법 통합법안'은 문신사의 자격, 문신시술소의 위생을 법적으로 관리·감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간 문신업계에서 암암리에 이뤄진 불법시술과 이로 인한 부작용 등 폐해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신사법안 제4조(문신사의 면허)는 "문신사가 되려는 사람은 문신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고 '문신사 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문신사를 민간단체에서도 발급할 수 있는 '자격증'이 아닌 정부가 발급하는 '면허증'으로 관리하겠다는 건데 이는 문신 시술시 위생상태와 국민건강이 직결되는 만큼 정부가 엄격하게 관리·감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간 문신업계에서 논란의 쟁점이던 비의료인의 '마취크림 사용'과 '레이저기기를 활용한 문신제거술'도 법적으로 엄격히 관리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 마취크림은 정부의 엄격한 통제하에 대부분 전문의약품으로 관리되며 일반의약품은 남성 사정지연용에 한해 1종만 나와 있는 정도다.
하지만 지난 5월22일 머니투데이 단독보도를 통해 드러났듯 그간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이 불법인 틈을 타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마취크림과 레이저기기, 심지어 수술용 메스까지 전국 문신시술소를 '점령'했다. 통합법안에 따르면 문신사는 문신 행위시 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일반의약품만 취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문신시술법을 교육하는 대형 아카데미 상당수는 전국 지점에서 레이저 특강까지 실시하는 것으로 본지 취재에서 확인됐다. 비의료인이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레이저로 문신 부위를 지우는 방법을 알려주고 심지어 유두·유륜에 레이저를 쏴 색소침착을 없앨 수 있다고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레이저 특강이 끝나면 레이저기기를 소개·판매하는 아카데미도 여럿 포착됐다. 문신업계의 이런 레이저 불법시술을 근절하기 위해 통합법안에선 '문신사는 문신 제거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시술 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고의·과실 여부를 떠나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 법적 책임이 문신사에게 부여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문신업자(문신시술소 운영자)는 책임보험 또는 공제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그간 암암리에 횡행해온 레이저시술 같은 불법행위 등에 대한 공익신고자에 대해서도 법적 보호망이 생길 전망이다. 이번 통합법안엔 '공익신고자보호법' 별표에 문신사법을 신설하는 안을 새롭게 포함했다.
신은순 복지부 건강정책과 보건사무관은 "지난 1월22일 첫 법안계류 이후 해당 법안까지 총 3개를 합쳐 이번 통합법안이 완성된 것"이라며 "상정(20일) 전에 통합법안의 내용을 입법조사관실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