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200만원 간병비, 60만원 되는데…병원도, 환자도 "아쉽다" 왜?

박정렬 기자
2025.09.22 16:52

내년 하반기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요양병원 간병 건강보험 추진방향/그래픽=김다나

내년 하반기부터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본인부담률이 30% 안팎으로 낮아져 환자·보호자의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재정 한계로 적용 병원과 대상이 제한된 데 대해 환자와 의사 모두에서 우려와 함께 아쉽다는 반응이 나와 실제 시행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의료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공청회를 열고 간병비 급여화의 세부 계획을 밝혔다.

복지부는 내년 상반기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선정하고 같은 해 하반기부터 의료 필요도가 높은 입원 환자의 간병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예정이다. 간병비 본인 부담률을 100%에서 30% 내외로 낮추고, 간병인을 충분히 둬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1명이 환자 5~6명을 5일씩 24시간 돌보는데 향후 3명이 적정한 수의 환자를 3교대로 순환 근무하며 돌보게 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의료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공청회에서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이 ‘의료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추진방향(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간병비 급여 조건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돌봐줄 여건이 안 돼 병원에 머무는 '사회적 입원'이 아닌, 중증도가 높아 실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만 급여가 적용된다. 현재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중증도에 따라 최고도, 고도, 중도, 경도, 선택입원의 5개 단계로 분류되는데 이 중 최고도, 고도, 중도 일부(치매, 파킨슨)만 간병비 급여 혜택이 주어진다.

환자 중증도는 지금처럼 요양병원 의사가 아닌 별도의 조사위원(간호사)이 판단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간병비 급여 시행 첫해인 내년은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객관적인 판정 체계와 외부 확인 체계를 구축하고 주기적으로 환자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둘째, 현재 전국 1391개 요양병원 중 최대 500개를 의료중심 요양병원으로 선정해 이곳에만 간병비를 지원한다. 의료중심 요양병원은 △환자 중증도와 병상 수 (치료 환경) △간병인력 자격과 고용형태(간병서비스 질) △비급여 비율을 고려해 선정한다. 호스피스·치매 안심 병동을 운영하거나 퇴원환자 방문진료 등 보건·복지 정책에 대응이 가능한 곳은 '가산점'을 준다.

복지부는 당장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확보하기엔 간병인이 부족하고 현장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1단계 200개(4만 병상)에서 2단계 350개(7만 병상), 3단계 500개(10만 병상)로 병원을 순차 확대할 방침이다. 적절한 요양병원이 없는 지역은 1년 내 평가 신청을 조건으로 '조건부 지정'해 환자 접근성을 확보한다. 중장기적으로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 8만명(2023년 말 기준)을 전체 수용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이 밖에도 복지부는 요양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거나 경도~선택 입원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인상해 불필요한 의료 인력·시설 낭비를 최소화하고, 내년 3월 통합돌봄 시행에 맞춰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 요양병원-요양원-재택의 연속성 있는 치료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도 밝혔다.

요양병원 내부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의료중심 요양병원은 정기적인 평가를 받아야 해 병원이 참여를 꺼릴 수 있다. 이에 복지부는 최고도나 고도 환자는 수가를 인상하고, 필수적인 의료행위나 치료재료, 약제는 별도 보상 항목을 추가할 예정이다. 환자나 보호자 만족도, 치료 성과 등을 평가해 사후 보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중규 국장은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큰 장애물이 간병 인력 확보"라며 "간병인 교육과 관리를 위해 전담간호사 수가를 신설하고 외국인 인력 활용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간병비 지원 예산은 내년 하반기 2700억원에서 시작해 2027년 5400억원→1조3000억원→1조3000억원→1조8000억원(3단계 완료시)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가 인상액은 같은 기간 1000억원→2000억원→3000억원→3000억원→4000억원이 투입된다. 복지부는 오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 후 전문가 자문단을 통해 세부적인 추진방안을 수립, 올해 12월 최종 계획을 발표한다.

2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의료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공청회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박정렬 기자

패널토론에서는 빠른 고령화로 급증하는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방향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다만 경도 이하 환자도 간병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세밀히 분류해야 한다는 점, 의료중심 요양병원과 그 외 병원과의 격차 유발, 지역과 수도권 또는 대형과 중소 요양병원 간 인력 이동 등으로 인한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지목됐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간병비 급여화를 내세웠지만 실상 요양병원 구조 전환의 목적이 크다는 비판도 나왔다. 안병태 대한요양병원협회 부회장은 "왜 요양병원은 보편적 간병이 아니라 선택적 병간호를 받아야 하느냐"며 "대상 환자, 병원 수를 제한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본인 부담률 30%는 간병인 한 명이 다수를 보는 지금과 비교해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 서비스 질도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미지수"며 "간병비 급여 확대보다 요양병원 구조개혁에 정부 관심이 더 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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