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자마자 20분 낮잠…뇌가 좋아하는 이유[한 장으로 보는 건강]

정심교 기자
2025.10.04 12:00

"커피를 마시고 곧장 잠자리에 들면 피로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얼핏 모순 같지만, 최근 다수 해외 연구에서 주목하는 새로운 휴식법이 바로 '커피 냅(coffee nap)'입니다. '커피(coffee)'와 '짧은 낮잠(nap)'을 뜻하는 용어의 합성어인데요. 스페인에선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짧은 낮잠을 자는 커피냅이 일상입니다.

커피 냅의 원리는 단순합니다. 낮 동안 사람의 뇌엔 피로물질인 아데노신(adenosine)이 쌓입니다. 이 물질이 많아지면 뇌 활동이 억제돼 졸음을 느낍니다. 낮잠은 아데노신을 제거하고, 카페인은 아데노신을 차단합니다. 특히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구조가 비슷해,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지함으로써 피로 신호를 차단합니다. 여기에 짧은 낮잠(15~20분)이 더해지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낮잠을 자는 동안 뇌가 일부 아데노신을 없애고, 잠에서 깰 즈음 카페인의 작용이 시작돼 뇌가 한층 더 맑아지는 것입니다.

실제 영국의 한 연구에선 커피와 낮잠을 병행한 참가자가 운전 시뮬레이터에서 졸음운전 횟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선 커피 냅이 단독 커피 섭취나 단독 낮잠보다 반응속도가 빠르고 기억력 유지 효과가 우수하다는 결과를 찾아냈습니다.

2020년에 발표된 파일럿 연구(A pilot study investigating the impact of a caffeine-nap on alertness during a simulated night shift)에서 연구팀은 30분 휴식 직전에 카페인 200㎎을 섭취하는 '커피 냅'이 피로를 줄이고 인지 기능을 향상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구에선 직장인, 교대 근무자, 장거리 운전자를 중심으로 '커피 냅'을 실생활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었습니다.

다만 주의사항도 있습니다. 낮잠이 30분 이상 길어지면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가 오히려 더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불안·두근거림·수면장애를 겪을 수 있어 양 조절이 필요합니다. 커피 냅은 오후 1~3시경, 하루 업무 피로가 몰릴 때 짧게 활용하는 게 권장됩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