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국민 70%가 의사 처방약 선호…의약분업 선택제 74% 찬성"

홍효진 기자
2025.11.27 16:52

의협, '성분명 처방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발표
응답자 44.5% "성분명 처방 의무화법 전혀 몰라"
70.2% "약사 대체조제 약보다 '의사가 처방한 약' 선호" 답변

지난 1월7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어린이용 해열진통제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국회가 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소 대안으로 '성분명 처방 의무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민 70%는 약사가 대체조제한 약보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더 선호한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황규석 의협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 홍보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27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분명 처방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의협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7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국민 절반에 가까운 44.5%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고,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법안은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해 명칭 대신 성분명으로 강제 처방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이를 두고 의협은 "처방의 실질적 권한을 약사에게 넘겨 의약분업 근본 취지를 부정하고 약사의 대체조제를 무분별하게 허용한다"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황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최근 의약품 수급 불안정 사태를 빌미로 국회에서는 의료계와 국민 합의 없이 성분명 처방 도입을 강제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며 "성분명 처방은 의약품 선택의 주체가 변경되는 중요한 사안임에도 이에 따른 약화 사고 책임이나 국민 건강에 미칠 파장에 대한 논의는 배제돼 왔다"고 지적했다.

황규석 대한의사협회(의협)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 홍보위원회 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이 2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의협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현행법상 가능한 약사의 '대체조제'와 '대체조제 고지 의무' 제도에 대한 인지도도 낮았다. 응답자 중 의사의 사전동의(또는 사후통보)를 받고 약사가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현재 시행 중인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7.5%에 그쳤다. '전혀 모른다'는 답변은 41.3%로 조사됐다.

약사가 약을 대체조제(변경)할 경우 처방전을 지닌 자에게 그 내용을 즉시 알리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는 '대체조제 고지 의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2.7%에 불과했다. 이어 응답자의 57.1%는 약사가 의사 처방약을 다른 약으로 대체조제했을 때 추후 약화 사고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의사는 법적 책임이 없단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성분명 처방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가격 요소를 배제했을 때 국민 70.2%는 '의사가 처방한 약'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약사가 대체조제한 약'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7.3%였다. 감염병 대유행이나 약 품절 사태 등 위기 상황에서 의사가 직접 약을 조제·투약하는 '원내 조제'에 대해선 7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환자가 병원 조제와 약국 조제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의약분업 선택제'에는 74.2%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고 의협은 전했다.

성분명 처방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황 위원장은 "국민은 의약분업 25년간 병원과 약국을 두 번 오가야 하고 이중으로 비용을 지출하는 등 불편에도 제도를 잘 지켜왔다"며 "국민 불편과 건강보험료 약국에 추가 지불 등 환경에도 의약분업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재평가도 없이 일부 국회의원이 의약분업 근간을 훼손하고, 국민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발의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의협은 "앞으로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국회와 적극 소통하고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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