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효과' 높은 폐암환자, AI가 찾아낸다…"항암 반응 예측"

홍효진 기자
2025.12.23 09:51

EGFR 변이 폐암 '표적치료제 내성' 후 AI가 분석
AI로 폐암 환자 종양미세환경 공간 분석
면역항암 반응 예측하는 '핵심 바이오마커'

인공지능(AI)으로 면역항암제 효과가 나타날 폐암 환자를 미리 찾아낼 수 있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인공지능(AI)으로 면역항암제 효과가 나타날 폐암 환자를 미리 찾아낼 수 있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방영학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전문의·박근호 삼성융합의과학원 박사 및 의료 AI 기업 루닛 소속 오진우 연구진은 2015~2022년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뒤 면역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 143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면역항암학회 공식 학술지 '암 면역치료 저널'(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IF=10.6)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5% 비중을 차지하며 환자 5명 중 4명은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다. 이 중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는 아시아 환자의 절반가량이 보유하고 있다.

표적치료제(EGFR-TKI) 도입 이후 생존율은 크게 개선됐지만 환자 대부분이 수개월에서 몇 년 사이에 표적치료제 내성을 겪는다. EGFR 변이 폐암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기 어렵고 종양 주변 환경도 면역 세포 반응이 억제된 상태로,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기면 면역항암제 효과가 더 제한된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일부 환자는 면역항암제에 높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어떤 환자가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선별하는 바이오마커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서울병원 등 연구진은 의료 AI 기업 루닛의 병리 분석 플랫폼 '루닛 스코프 아이오'를 활용했다. 종양 조직을 암세포 영역과 세포 주변 기질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에서 종양침윤림프구와 혈관내피세포의 밀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후에도 암세포 영역 내 종양침윤림프구 밀도가 높은 환자는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4.3배 높았고, 암 진행 없이 지낸 기간(무진행생존기간)이 2.7배 길었다.

이러한 경향은 면역항암치료에 화학요법치료를 병합한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도 관찰됐다. 혈관내피세포 밀도가 높은 환자 역시 반응률이 5.2배 높았고 무진행생존기간은 1.4배 길었다.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기면 암세포 내 종양침윤림프구는 감소하고 혈관내피세포는 증가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면역세포나 혈관내피세포 밀도가 높게 유지된 환자는 면역항암제 치료에 더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암세포 영역 내 면역세포 또는 혈관내피세포 밀도가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환자의 면역항암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생체지표(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세훈 교수는 "AI를 활용해 표적치료제 내성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면역항암제의 문을 정확하게 여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시하는 데 이번 연구가 실질적인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삼성서울병원 △한·미 공동연구지원사업(KUCRF)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 ARPA-H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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