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올 하반기 지역별 '독감 지도' 공개…맞춤 방역 강화

박정렬 기자
2026.01.06 15:49
인플루엔자(독감) 지역별 발생 추이/그래픽=이지혜

질병관리청이 올 하반기부터 지역별 유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 독감(인플루엔자) 지도'를 제작·공개한다.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의 의원급 표본감시기관을 2배 이상 확충한 데 따라 신뢰도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어디가, 언제, 얼마나 위험한지 파악해 의료자원을 집중하는 등 대응하면 유행을 조기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질병청에 따르면 2025~2026년 절기 독감 의심 환자는 52주차(2025년 12월 21~27일)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37.5명이다. 11월 중순(16~22일, 47주차)에 70.9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 감소했다.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한 경우도 발생 환자 감소에 맞춰 줄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중앙 통계가 지역별 편차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들린다. 독감 환자가 더 많은 곳도, 적은 곳도 있는데 질병청의 '전국 평균' 자료만으로는 감염병 유행 상황을 정밀 체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 오산시 원동 서울어린이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오산=뉴스1) 김영운 기자

실제 머니투데이가 각 시도 감염병지원단의 감염병 주간소식지를 분석한 결과 강원도의 독감 환자는 51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29.5명에서 52주차에 38.2명으로 껑충 뛰었다. 현지 주민들도 체감할 정도라고 한다. 강원도 동해에 거주하는 최모(40)씨는 "지난주 자녀 유치원 졸업식에 갔는데 총원 24명 중 10명이 넘게 독감에 걸렸다더라"며 "같은 시기 초등학교도 한 반에 14명 중 3~4명은 독감에 걸렸다. 여기는 지금이 유행 절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마상혁 과장은 "지난해 12월 29일 하루 동안 병원에서 8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는데, 동해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감기와 독감 유행 등으로 180명 정도를 봤다고 한다"며 "제한된 의료 인프라에 환자가 집중됐을 수 있지만 전국 추세와는 분명 다르다. A형 독감이 유행한다고 하나 당시 B형 독감이 60명이나 돼 진료 보던 의사도 놀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 광주광역시의 경우는 50주차 독감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기준 전국 평균(48.4명)보다 훨씬 많은 66.6명을 기록하는 등 올해 유행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 지역은 51주차 독감 환자도 43.4명으로 5주 넘게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경상북도는 독감 환자가 한 때 전국 평균을 넘었다가 50주차 이후부터는 그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마상혁 과장은 "현재의 표본감시체계는 지역별 구분을 하지 못한다"며 "코로나19 이후 독감 유행 추이가 복잡해졌다. 올해는 A형 독감 하위 변이(K 변이)로 예년보다 2개월 일찍 유행주의보가 발령돼 걱정인데 정확한 정보가 없어 의사도 감염 위험이 크고 임기응변식 대응밖에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업무계획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강종민

이에 대응해 질병청은 감염병 표본감시기관을 기존 300곳에서 올해 800곳으로 2.7배 확대하면서 지역별 세부 통계까지 수집, 공유할 계획이다. 독감을 비롯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도 집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병원체 감시기관 확충까지 관련 예산은 지난해 18억원에서 올해 31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표본 수가 적어 통계 신뢰도가 낮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어려웠다"며 "전국적으로 표본감시기관이 늘면서 데이터의 질도 높일 수 있게 됐다. 다가오는 독감 절기에는 각 시도의 감염병 추이를 정확히 산출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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