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휘고, 눈앞에 실 떠다녀"...이 증상 나타나면 '실명' 위험

홍효진 기자
2026.02.04 10:16

[의료in리포트]
당뇨병 합병증 '당뇨망막병증', 실명으로 이어져
초기에는 무증상…진행 시 황반부종·망막박리 유발
가장 확실한 치료는 '혈당 조절'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합병증은 전신 건강을 위협한다. 특히 높은 혈당이 장기간 유지돼 눈 속 미세혈관이 손상되는 '당뇨망막병증'은 갑자기 시력을 떨어뜨리고 심하면 실명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김진하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4일 "당뇨병을 5년 이상 앓으면 17~29%, 15년 이상 앓으면 78~98%의 환자에서 망막병증이 관찰됐단 연구 결과가 있다"며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반드시 당뇨망막병증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뇨망막병증은 진행 단계에 따라 비증식성당뇨망막병증과 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중증도에 따라선 △경도 △중등도 △심한 비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구분된다. 높은 혈당에 의해 미세혈관이 손상되며 피가 나거나 삼출물 등이 생기는 상태를 비증식성당뇨망막병증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신생혈관이 자라나 출혈이나 망막박리를 일으키는 증식당뇨망막병증이 된다.

당뇨망막병증 진행 단계를 확인할 때는 안저검사를 시행한다. 황반부 부종이나 구조적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빛간섭단층촬영을 한다. 망막혈관 누출이나 폐쇄 여부, 신생혈관의 증식과 중증도를 확인하기 위해 형광안저촬영술을 시행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당뇨망막병증의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혈당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혈관 벽이 약해지고 새거나 막히기 쉬워진다. 이렇게 되면 산소 부족과 염증 반응이 반복되며 병은 점점 진행된다.

김진하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 /사진제공=순천향대 부천병원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면 시야가 흐리거나 번져 보인다. 또 글자가 휘어진 상태로 보이기도 하며, 검은 점 혹은 실이 떠다니거나 커튼처럼 시야가 가려지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이 생기거나 신생혈관이 자라나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에서 발생하는 망막박리는 눈 안쪽에 있는 망막이 안구의 벽에서 떨어지는 상태"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출혈이나 망막박리가 생기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병의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단계라면 꾸준한 혈당·혈압·콜레스테롤 조절과 운동, 약물치료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레이저치료와 안 내(눈 속) 주사 치료가 있다. 눈 속에 출혈이 많거나 망막이 박리돼 시력을 위협한다면 유리체절제술이란 수술을 시행한다. 다만 수술은 실명을 막는 '최후의 수단'인 만큼 수술 전 단계 치료를 목표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망막병증 진행을 가속할 수 있는 고혈압·고지혈증·흡연·신장질환 등의 위험 요인 관리도 필요하다. 시야 흐림·비문증·시력 저하 등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안과를 방문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치료보다 관리가 더 중요한 질환"이라며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눈 속 혈관 손상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당뇨병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사를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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