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53%" 병원서 퍼지는 슈퍼곰팡이 비상...한국도 본격 대응

박정렬 기자
2026.03.27 06:00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사진=[세종=뉴시스]

질병관리청이 29일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을 제4급 법정감염병과 의료관련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했다. 2020년 감염병 분류체계 개편 이후 진균이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은 환자 간 접촉, 오염된 의료기기나 환경, 의료진의 손 등을 통해 전파된다.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이 높아 면역저하자가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침습성 칸디다증의 사망률은 29~53%에 달한다.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은 2009년 일본에서 처음 발생한 후 10년간 의료기관 내 집단발생과 침습성 감염이 유럽, 아프리카, 북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 61개국 이상에서 보고됐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장기 입원 환자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전파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항진균제 내성이 없는 저병원성 칸디다 오리스(Clade II형)가 발생했지만, 2022년 고병원성 칸디다 오리스(clade I형) 감염이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한 후 지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질병청은 2024년부터 국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칸디다 오리스 발생 및 감염관리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감염관리 안내서'를 제작·배포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제4급감염병은 표본감시체계 하에서 환자 및 병원체 보유자에 대한 신고·보고가 이뤄지는 감염병이다. 전국 368개 표본감시기관을 중심으로 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감시를 통해 의료기관 내 발생 양상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격리실 입원료를 건강보험 급여 적용해 의료기관과 환자의 치료 부담도 완화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의료현장의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 관리지침'을 제정·배포하고 교육과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지침에는 감시체계 운영 기준, 선별검사 방법, 환자 및 접촉자 관리, 격리 및 접촉 주의 적용, 환경 소독 및 관리 등이 포함됐다. 감염 전문가가 상주하지 않는 의료기관을 위해 치료 권고안도 함께 개발·배포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의 제4급감염병 지정은 의료기관 내 확산 위험이 높은 다제내성 진균 감염병에 대해 국가 관리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는 계기"라며 "감시체계를 지속해서 운영해 국내 역학 자료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단·치료 및 감염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의료 관련 감염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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