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통과 임박 '의료분쟁조정법'… 숙제는 중과실 기준

홍효진 기자
2026.04.14 04:00

의료계, 정의 모호·광범위 우려
7일내 경위설명 의무화도 반발
복지부, 구체적 지침 마련 예고

의료인 형사기소를 제한하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과실 범위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싼 의료계의 우려가 지속된다. 이에 정부는 시행령 등 개정과정에서 의사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적인 중과실 판단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13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이번주 국회 본회의에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본회의는 15일쯤으로 예상한다"며 "법안은 큰 무리 없이 문턱을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필수의료 기피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의료인의 사법적 위험부담을 완화했다는 점이다. 법안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발생한 경우 임의적 형감면 규정을 두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피해자(환자)에게 손해배상금 전액을 지급하거나 의료사고 손해배상 책임보험을 통해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지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특례를 규정했다.

다만 법안을 둘러싼 쟁점은 여전하다. 의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중과실 범위다.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김근수

법안에서 중과실은 △생명·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위험발생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은 경우 △사망·중대한 신체손상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진단·전원 등을 하지 않은 경우 △의학적 진료지침 및 통상 수용되는 진료에서 현저히 벗어난 의료행위를 한 경우' 등 12개 유형이다.

이를 두고 의사들은 "중과실에 대한 법적 해석의 여지가 과도하게 넓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사고 발생시 인지한 날부터 7일 이내에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두고도 반발이 거세다. 사고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판단을 7일 안에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 경우 환자 측에 제공되는 설명 자체가 불완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지역병원 전공의는 "일정기간 내 설명을 강제하는 게 아닌 의료인과 환자간 소통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의료인이 구체적인 사고경위와 조치내용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추후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한 세부 판단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행령·시행규칙 개정과정에서 의사단체와 협의체를 꾸려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예컨대 중과실 중 '의학적으로 허용되는 진료범위'와 '허용되지 않는 진료범위'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등을 포함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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