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분할 뒤 첫해 1분기부터 호실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공장의 풀가동(완전가동)에 힘입어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호조에 바이오젠으로부터 받은 마일스톤(기술료)을 더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거듭난 원년을 맞아 미국 록빌(Rockville) 공장 본격 운영, 6공장 착공 등으로 성장동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주력인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신약 연구로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단 전략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말 인수 작업을 완료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공장을 올해 2분기부터 본격 운영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부터 연결 기준 재무제표에 록빌 공장 실적을 인식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록빌 공장은 매각 주체인 글로벌 제약사 글라소스미스클라인(GSK)이 앞서 수주한 주문만으로 전체 생산능력(약 6만리터)의 약 50%를 가동하고 있다. 앞으로 신규 수주 여부에 따라 가동률이 상승할 수 있다. 업계에선 올해 미국 록빌 공장 매출액을 약 1200억원으로 예상한다. 지난 1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예상 매출액으로 5조3200억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록빌 공장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6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인천자유경제구역청에 6공장 건설 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올해 18만리터 규모의 6공장을 착공하고 내년 준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한 데다 록빌 공장 인수 작업을 완료한 만큼 6공장 착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노동조합)의 파업 가능성은 실적 성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임금 14.3% 인상과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내달 대규모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최근 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했다. 노조는 법원 판결에 따라 제한된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부 공정 가동 지연에 따른 직접적 손실뿐 아니라 고객사의 신뢰 하락이란 피해까지 떠안을 수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신규 수주 확보와 6공장 착공 등 성장동력을 기대할 만하고, 미국 록빌 공장 매출 인식을 본격화하면 예상 실적을 상향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노사 협의 관련 리스크(위험)는 현재 진행 중"이라며 "노사 협의가 된다면 이번 분기 인상 임금의 소급 적용 등 일시 영향이 있겠지만, 파업 관련 불확실성 해소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직판(직접판매) 전환과 신규 품목 출시 등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연구 경쟁이 치열한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진입, 지투지바이오 등 파트너와 장기 약효 지속 플랫폼을 접목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등으로 연구 성과를 확보하겠단 목표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삼성바이오에피스 지주회사)는 그룹의 개발 역량을 고려할 때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및 신약 자산 확보 등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며 "R&D(연구개발) 투자 및 연구 등 사업 확대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