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플랫폼 'ALT-B4' 제조방법 특허에 대한 할로자임의 당사자계 무효심판(IPR) 청구가 기각됐다. 최근 할로자임의 '엠다제'(MDASE) 핵심 특허가 무효 판단을 받은 가운데 ALT-B4는 특허 관련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되며 신규 기술이전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알테오젠은 올해 연간 기술이전 실적이 역대 최대 건수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알테오젠의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ALT-B4'의 제조방법 특허에 대해 할로자임이 제기한 IPR(Inter Partes Review) 청구를 기각했다. PTAB는 "(할로자임은) 심판 대상 청구항 중 적어도 하나에 대해 승소할 합리적인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IPR은 미국의 특허무효심판 제도 중 하나로, 제3자가 공개 문헌 및 특허 등 문헌자료를 근거로 특허의 신규성과 진보성을 다툰다. 이번에 기각된 IPR은 지난해 11월 청구됐으며, 할로자임이 그간 '키트루다 SC' 관련 특허 분쟁에서 미국 머크(MSD)와 맞붙었던 구조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알테오젠을 직접 겨냥해 청구한 특허무효심판이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이사는 "절차상 문제가 있어 내용을 보지도 않고 기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본안(Merits) 심사를 본 상태에서 기각이 내려졌단 점에서 저희 입장에서 굉장히 좋은 결과"라며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는 청구항에 있는 스텝을 조금만 변경해도 벗어날 수 있어 물질 특허보단 약하긴 하지만, 특허청에서 허가를 주겠다고 한 것을 더 보강해 허가를 받을 정도로 완벽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할로자임은 ALT-B4의 물질 특허에 대한 등록 후 무효심판(PGR·미국 특허 등록 후 9개월 안에 제3자가 해당 특허의 유효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은 청구하지 않았다"며 "할로자임 입장에선 만약 ALT-B4의 특허가 무효가 된다고 가정하면 이 기술을 갖고 사업하겠다는 회사들이 훨씬 많이 생겨 더 힘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물질 특허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할로자임과 MSD의 특허 분쟁은 2024년 11월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MSD는 할로자임의 SC 제형 변경 기술인 엠다제 특허에 대해 다수의 PGR을 청구했다. 그후 할로자임은 키트루다SC에 적용된 ALT-B4 기술이 엠다제 기술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 MSD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의 SC 제형 변경 기술을 실제 사업화한 곳은 할로자임과 알테오젠뿐이다. 그 중 선두주자였던 할로자임은 2027년 기존 플랫폼 기술 '인핸즈'(ENHANZE)의 미국 특허 만료를 앞두고,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핸즈를 기반으로 개량한 엠다제 특허를 광범위하게 구축했다. 이처럼 범위가 넓은 경우엔 작은 구멍만 나도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지난 12일 최종 결정된 PTAM의 엠다제 관련 핵심 특허(특허 번호 11,952,600, 이하 600 특허)의 무효 판단은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일각에선 이 결과가 할로자임이 지난해 4월 MSD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향후 나머지 PGR 특허에 대해 모두 특허 무효 판단이 나올 경우, 특허침해소송의 근거가 없어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나머지 PGR 특허도 모두 600 특허와 연관돼 있고, 그 중 11개는 침해소송과 직결돼 소송 기각 가능성도 높다"며 "미국 특허법원 결정은 유럽 분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줘 독일 판매금지 인용까지 기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PTAB의 결정을 중심으로 ALT-B4 특허 관련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되면서 알테오젠이 논의 중인 신규 기술이전이 연이어 성사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진다. 이미 알테오젠은 특허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메드이뮨(AZ 자회사), 테사로(GSK 자회사), 바이오젠과 총 4건의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총 계약 규모는 22억1400만달러에 달한다.
전 대표이사는 "MSD가 청구한 PGR로 인해 신규 기술이전 논의에서 특허를 검사하는 과정이 좀 더 쉬워졌다"며 "올해 전체 기술이전 실적은 지금까지의 연간 실적 중에서 건수가 가장 많을 뿐 아니라 규모도 가장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여러 회사와 계약서가 오가고 있는데, 한 곳은 (계약 대상) 제품 수가 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