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자보페그듀타이드)의 미국 임상 2상 조직생검 결과에서 경쟁력 있는 섬유화 개선 데이터를 확보하며 대규모 기술이전의 청신호가 켜졌다.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경쟁 약물보다 짧은 타이트레이션 기간으로 상업적 가치까지 높게 평가되는 만큼 최근 성사된 글로벌 '빅딜'에 버금가는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단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7일 DD01의 미국 임상 2상 48주차 조직생검 결과 모든 평가 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임상이 비교적 작은 규모로 진행된 데 따라 일각에서 제기된 P-값(p-value) 미충족 우려가 해소되자 대규모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되며 발표 직후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임상의 섬유화 악화 없는 MASH 해소 지표에서 DD01 투약군과 위약군의 반응률은 각각 62.5%(10/16명), 5.3%(1/19명)로 나타났다. 투약군의 반응률에서 위약군의 반응률을 뺀 위약 보정 값은 57.2%p다. 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 지표에선 DD01 투약군 50%(8/16명), 위약군 15.8%(3/19명)의 반응률이 확인됐다. 위약 보정 값은 34.2%p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세마글루타이드의 MASH 적응증 승인 후 시장 내 가장 중요한 쟁점은 섬유화 개선 여부"라며 "디앤디파마텍은 긍정적인 섬유화 개선 결과를 수령한 상황으로 단기 기술이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기 임상 단계의 유의미한 MASH 파이프라인의 희소성이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프리미엄 부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경쟁약물 중 하나인 알티뮨의 '펨비듀타이드'는 임상 2상 24주차 결과에서 '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 지표에서 p값을 충족시키지 못한 바 있다. 알티뮨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에 유럽간학회(EASL 2026)에서 해당 임상의 48주차 주요 결과를 구두발표할 예정이다. 알티뮨은 지난해 12월 펨비듀타이드가 비침습적 섬유증 지표에서 48주 시점의 위약 대비 반응 정도가 두드러진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DD01 임상 2상이 2주간의 저용량(20mg)을 투여한 뒤 46주간 최대용량(40mg)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짧은 기간의 타이트레이션(저용량에서 고용량으로 증량하는 것)이 이뤄졌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서보듀타이드'는 임상 2상에서 24주간의 용량 조절을 거친 뒤부터 최대용량(6mg)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트레이션 기간이 길다는 건 환자 입장에서 최대 효과를 볼 때까지 오래 인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일라이 릴리가 레타트루타이드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용량 증량을 1번 했을 때부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을 보면 짧은 타이트레이션 기간이 리얼월드(실사용)에서 중요한 요소란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이전에 속도를 낸다.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경쟁 약물보다 우월한 데이터를 확인한 데다 짧은 타이트레이션 기간 등 상업화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만큼 시장에선 앞선 사례에 버금가는 '빅딜' 기대감이 높다. 지난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임상 2상이 끝난 상태에서 보스턴 파마슈티컬스의 '에피모스페르민'을 선급금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을 포함해 총 20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JP모간이 사업개발(BD)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고 있다"며 "JP모간을 통해 조직 생검 결과 공유를 요청해 온 빅파마들과 본격적으로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셋 딜보다 기술이전을 선호하기 때문에 GSK와 보스턴 파마슈티컬의 에셋 딜에 비해 계약금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임상 결과가 탁월하게 더 잘 나와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