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헬스케어 부진에 발목이 잡히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100선을 돌파하며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한 달여 만에 장중 1만8000선을 돌파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2.72포인트(0.13%) 상승한 2112.1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22일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우 지수는 17.95포인트(0.1%) 오른 1만7938.28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96포인트(0.14%) 내린 4961.75로 거래를 마쳤다. 한 때 0.2% 이상 상승하며 4980선 가까이 올랐지만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증시는 국제 유가 강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전날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인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경제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이며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제약업체들의 신약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헬스케어 업종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통신 업종 지수가 각각 2.17%와 1.2% 상승했고 헬스케어가 0.47% 하락했다.
◇ WTI, 약 11개월 만에 50달러 돌파…브랜트유도 '7개월 최고'
국제 유가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와 달러 약세, 가격 전망 상향 조정 등 호재가 겹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약 11개월여 만에 5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67달러(1.4%) 오른 50.36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5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7월말 이후 처음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93달러(1.84%) 상승한 51.4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나이지리아 반군의 공격으로 공급차질이 지속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장단체의 공격 영향으로 나이지리아의 경질유인 보니 라이트 산유량은 하루 평균 17만배럴 감소했고 나이지리아 전체 산유량 역시 5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의 도미닉 치리첼라 선임 파트너는 "나이지리아의 원유 생산이 추가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예상치 못한 공급 차질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EIA가 발간한 월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전망은 종전 배럴당 40.32달러에서 42.83달러로 6.23% 상향 조정됐다. 미국의 하루 원유 수요량 역시 종전 14만배럴에서 22만배럴로 높였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전망 역시 40.52달러에서 43.03달러로 6.2% 올랐다. 하지만 EIA는 미국의 산유량 전망을 올해와 내년 각각 하루 860만배럴과 819만배럴로 유지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로이터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35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 노동생산성 ‘개선’ 경기낙관지수 ‘부진’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노동자 1명의 1시간 생산량을 측정하는 노동생산성이 1분기 0.6%(연율 기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4분기 1.7% 하락했던 것에 비해서는 개선된 것이다. 최근 6분기동안 생산성이 높아진 시기는 단 2분기에 불과했다.
연(年) 단위로 살펴봐도 지난 5년간 생산성은 계속해서 1.0%를 넘지 못했다. 이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적으로 하락할 징조로 해석된다.
한편 같은 분기 단위노동비용(ULC)은 4.5% 증가했다. 이전에 발표된 수치(4.1%)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시간당 비용도 이전에 발표된 수치(3.0%)보다 높아진 3.9% 증가율을 보였다. 비용이 상향 조정되긴 했지만 임금 상승세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미국의 6월 IBD/TIPP 경기낙관지수는 하락했다. 경제전문매체 IBD와 여론조사기관 TIPP가 발표한 6월 경기낙관지수는 48.2를 기록, 전달인 지난 5월 48.7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경제 전망은 전달 43.5에서 43.6으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개인 재정도 전달 61.1에서 57.7로 급락했다.
다만 연방 정책은 전달 41.6에서 43.3으로 올랐다. 경기낙관지수는 50을 기준으로 50 위로는 낙관을, 50 아래로는 비관을 의미한다.
◇ 달러 ‘한달 최저’… 금값, 차익실현 매물에 ‘약세’
달러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발언 영향으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6% 하락한 93.88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가 94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0.11% 오른 1.136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9% 하락한 107.24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은 옐런 의장의 발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문제협의회 연설에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고 우리의 목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의문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수개월 내'와 같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6월 금리 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호주 달러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 달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0.7% 상승했다. 올해 파운드화의 변동성은 2009년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값은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4달러 하락한 124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2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5.3센트(0.3%) 내린 16.394달러에 마감했다. 구리 가격은 3.1% 급락했고 팔라듐은 0.9% 떨어졌다. 반면 백금은 0.3% 올랐다.
최근 주요 광물 가격은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인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 유럽증시, 1% 넘게 올라…유가 강세·美 금리인상 가능성↓
유럽 증시가 국제 유가 상승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후퇴에 힘입어 다소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1.12% 상승한 346.26을 기록했다. 영국 FTSE지수는 11.13포인트(0.18%) 오른 6284.53을, 독일 DAX지수는 166.60포인트(1.65%) 급등한 1만287.68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지수는 52.48포인트(1.19%) 오른 4475.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유럽 증시가 상승한 것은 유가가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9월에야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