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불황 조짐 속 '레이와', 日경제 어디로…

유희석 기자
2019.05.01 18:15

[평화의 시대 될까? '레이와' 일본]⑤ <br>日제조업 부진… 10월 소비세 인상도 악재 <br>고용 안정, 생산성 강화 등 '황금기' 기대도

[편집자주] 30여년 만에 일본에 새로운 왕, 나루히토가 즉위하며 레이와(令和, 연호) 시대가 열렸다. 일본은 지난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전쟁이 없었던 시기로 자평하지만,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우경화가 진행되며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태다. 국가의 상징인 새 일왕의 등장이 양국 관계를 비롯해 주요국과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진단해본다.
(도쿄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나루히토 새 일왕이 1일(현지시간) 도쿄의 왕궁에서 열린 즉위행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나루히토일왕은 이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루히토 일왕이 1일 즉위하면서 이날 0시부터 새로운 연호 '레이와'(令和)가 공식 사용되기 시작했다. 거품경제 붕괴와 장기불황, 동일본 대지진 등 어려운 시기로 기억되는 아키히토 일왕의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겪은 일본인들은 새로운 시대 개막을 반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무역전쟁, 소비부진 등으로 비상등이 켜진 일본 경제가 불황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출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의 전자부품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 줄어든 3260억엔(3조4180억원)에 그쳤다.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이 15.9%나 감소했다. 또 전자제품 내수 출하량은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5.0% 감소한 1065억엔(1조1165억원)에 불과했으며, 반도체 장비 매출도 지난 2월 1382억5100만엔(1조5400억원)으로 22.6% 급감했다.

컨설팅회사 클리어리프종합연구소의 다카하시 준이치로 대표는 일본 비즈니스저널에 "경기를 견인하는 전자부품, 전자기기, 가전,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이 모두 어렵다"면서 "레이와 시대 경기가 'V' 회복을 나타낼 가능성도 제로(0%)는 아니지만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소비세율 인상이 기다리고 있어 경기 침체는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도 걸림돌이다. 당장 오는 27일 나루히토 일왕을 만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에 농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 등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오랫동안 미국산 농산물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다"면서 "이에 대해 아베 총리와 매우 강하게 논의했으며, 이를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레이와 시대 일본 경제가 크게 좋아질 것이란 반대 의견도 있다. 츠카사키 기미요시 구루메대 상학부 교수는 "경제에 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시작된 헤이세이 시대는 거품 붕괴로 장기 침체가 이어진 시간이었지만, 레이와 시대에는 그동안의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면서 적어도 처음 10년 동안 황금기라고 부를 수 있는 좋은 시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츠카사키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로 말미암은 노동력 부족으로 실업률이 낮아지고 △이 때문에 일본 기업의 생산성이 좋아지며 △실업 부담이 없어진 정부가 증세로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도 레이와 시대 초기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좋은 기회로 꼽힌다. 올림픽이 열리면 경기장과 선수촌 건설 및 관련 소비 증가 등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여행과 부동산 등 다른 분야에도 활력을 준다. 일본 정부는 나루히토 일왕이 도쿄올림픽과 도쿄장애인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해 개회 선언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레이와 시대 개막으로 높아진 일본 국민의 기대를 도쿄올림픽까지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AP통신은 "일본은 전후 급속한 발전으로 경제 대국이 됐지만 최근 중국에 밀려 빈부격차 등의 문제가 생겨났다"면서 "많은 일본 국민에게 헤이세이 시대는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레이와 시대에는 (경제 등의) 상황이 좋아지고 일본이 부상할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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