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G20 정상 대화에 끼려다 머쓱해진 사연

강민수 기자
2019.07.01 13:48

민주당 "자격없다" 비판 … SNS서 '바비인형' 빗대 조롱하기도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일어나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가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방카 트럼프의 G20 퍼포먼스가 세계 지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이 사설은 첫머리에서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인상 깊은 장면으로 "트럼프의 딸인 이방카가 세계 지도자들의 모여 있는 자리에 어색하게 끼어 있는 영상"을 꼽으며 운을 띄웠다.

G20 회의 폐막일인 지난달 29일 프랑스 정부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영상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이 대화에 끼여보려다 머뭇거리는 이방카 보좌관의 모습이 담겼다.

29일 프랑스 정부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왼쪽)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모습. 이방카 보좌관이 말을 꺼내자 라가르드 총재가 이를 흘끗 바라보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쳐

19초 분량의 영상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사회 정의"에 대해 말하자, 메이 총리는 "(사회 정의의) 경제적 측면에 대해 말하면 듣지 않던 많은 사람도 귀기울이기 시작한다"고 대답했다. 이때 이방카 보좌관이 "같은 맥락으로 국방 산업도..."라며 말을 보태자 옆에 있던 라가르드 총재는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보좌관은 "남성 중심적이라 생각한다"고 어색한 손 제스쳐를 하며 말을 이었다. 현재 이 영상은 조회 수 1400만건을 넘어선 상태다.

이로 인해 미국 민주당 정치인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이방카 보좌관이 G20 정상회의와 같이 중요한 국제 행사에 참석하는 게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 하원의원(민주당·뉴욕)은 "누군가의 딸이라는 점이 직업을 가질 자격을 보장해주진 않는다"며 "우리의 외교적 지위를 손상시킨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영국 정치평론가 메흐디 하산은 영상을 두고 "보고 있기 힘들 정도"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SNS에선 미 국무부 상징과 이방카 보좌관을 가리키는 바비인형을 합성한 '친족 등용된 바비(nepotism barbie)'라는 사진까지 만들어졌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바비인형'에 빗댄 합성사진. /사진=트위터 캡쳐

FT는 "더 큰 문제는 이방카 보좌관이 스스로 정치적 야망을 지니고 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메이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에 앉아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도 주최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자리 앉아 기념촬영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이방카 보좌관을 유엔 주재 미국대사나 세계은행 총재로 임명하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 보좌관은 G20 정상회의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1박2일 방한 일정에 동행, 마지막 일정이었던 오산기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연단에 서기도 했다.

CNN은 "대통령 자녀가 행정부 최측근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처음"이라며 "이방카 보좌관은 G20 회의에서부터 DMZ까지 장관급 인사들과 나란히 선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FT는 "트럼프는 정치를 사업의 연장선처럼 다루곤 한다"며 "그의 사업은 가족 내에서 탄탄하게 운영돼왔어도 백악관은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