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홍콩 부동산, 시위·中회사 이탈에 꺾였다

강민수 기자
2019.07.29 18:51

두 달여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 영향 … 中 경기 둔화 우려·미중 무역분쟁 등 이유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 반대 시위 모습. /사진=AFP

세계 최고로 비싼 부동산으로 알려진 홍콩의 오피스 부동산값이 꺾일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두 달여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미중 무역분쟁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중국 기업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콜라이어스의 자료를 인용해 홍콩의 올해 평균 사무실 임대료가 1.3% 하락해 6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무실 가격 역시 5% 떨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홍콩 도심의 사무실을 주로 차지했던 중국 본토 기업이 빠져나가고 있는 탓이다. 콜라이어스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본토 기업의 홍콩 부동산 신규 임대율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40% 가까이 줄었다. 또 다른 중개업체인 JLL에 따르면 홍콩의 중심 상업 구역인 센트럴에서 중국 본토 업체는 2017년 이용 가능한 사무공간의 50%를 차지한 이후 점차 비율이 줄어들었다.

중국 기업의 이탈엔 대규모 반(反)중 시위의 영향도 있다.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 반대로 지난달 9일부터 촉발된 대규모 시위는 8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인 27일에도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고 '백색테러' 사건을 규탄하며 28만8000명(주최 추산)이 운집했다. 백색테러는 지난 21일 위안랑 지하철역에서 폭력조직원으로 보이는 흰옷의 남성들이 시위대와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한 사건이다. 다음날인 28일 경찰이 시위 강제 해산을 시도하며 시위대와 격렬하게 충돌했고, 최소 49명이 체포됐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2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근 영업량이 급격히 줄었다는 소매업자와 요식업자가 많다"라며 "시위가 홍콩의 국제적 위상에 타격을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FT는 미중 무역분쟁 역시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0.6%로 줄었다. 존 시우 쿠시맨&웨이크필드 홍콩 전무는 "무역 긴장이 심화와 중국 경기 둔화로 많은 업체가 홍콩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 위축은 소매 부동산 영역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부동산회사 세빌스가 이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 주요 상업지인 커즈웨이 베이와 센트럴의 올해 2분기 소매 임대료는 전월 동기보다 각각 1.1%, 3.8% 떨어졌다.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골딩파이낸셜은 지난달 홍콩 주룽반도에 1110억홍콩달러(약 16조8200억원) 규모의 거대 상업지구 조성을 위해 받은 입찰을 "사회적 모순과 경제적 불안"을 이유로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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