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원금 손실을 일으킨 우리은행의 파생결합펀드(DLF)와 연계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가운데 독일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안전 자산인 독일 국채의 금리가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0.5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 5월에는 마이너스(-) 선을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0.2%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난 3일에는 사상 최저치인 -0.72%를 기록하기도 했다.
10년물 금리는 ECB가 지난 12일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소폭 반등해 현재 -0.45~0.5% 선을 유지하고 있다. ECB는 지난 201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예치금리를 현행-0.4%에서 -0.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오는 11월부터는 월 200억유로 규모의 자산(국채)매입을 재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미흡한 ECB의 정책에 독일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은 ECB가 월 450~600억유로 규모의 자산을 매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가 기준금리도 제로(0)로 동결하면서 경기부양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국채는 경기 침체 신호가 나올 때 불확실성이 큰 증시 등을 피해 투자하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경기가 나쁠수록 국채 수요가 높아지고 국채 금리는 하락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일본 국채 금리가 '저금리의 대명사'였으나 최근 독일 국채 금리가 일본 국채 금리보다 더 낮아졌다.
특히 유로존 최대경제국인 독일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앞서 독일은 지난달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발표된 7월 산업생산지수(IIP)도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101.2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은 전월대비 0.4%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IP가 예상을 뒤엎고 하락하자 전문가들은 독일이 경제 침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클라우스 비스테센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독일이 사실상 침체에 들어섰다는 의미"라면서 "8월과 9월에 상황이 갑작스레 좋아질 수도 있지만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경기가 더욱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