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멕시코로 망명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이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조금 전 전화를 통해 공식적으로 멕시코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으며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인류주의적인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볼리비아 정부에 모랄레스가 안전하게 멕시코로 올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멕시코는 좌파 정부가 있고 모랄레스 대통령을 지지해왔다"며 "에브라르드 장관은 앞서 볼리비아에서의 시위를 쿠데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이전에도 볼리비아에서 대통령 퇴진 시위가 격화하자 모랄레스 대통령과 그의 정부 관료들, 의원들에게 망명을 제안한 바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논란 속에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전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2006년 볼리비아에서 남미 최초로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나, 연임만 가능한 볼리비아 헌법을 교묘하게 해석해 2014년 3선에 성공한 뒤 4연임을 위한 헌법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선 개표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되자 야권과 시민들은 거센 대선불복 시위를 벌여왔다. 결국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가 나오고 군과 경찰까지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자 3주만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안드리아나 살바티에라 상원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