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빅벤은 울리나'…타종 한번에 7억

김수현 기자
2020.01.15 13:43

수리 중인 빅벤, 타종 한번에 최대 7억원대 비용 들어

수리 중인 영국 의사당 시계탑 '빅벤'. /사진=AFP

영국 런던의 상징, 의사당 시계탑 '빅벤'의 시계 종을 오는 31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날짜에 맞춰 울리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타종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날 맞춰 종을 울리는 것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국민 성금을 모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비용을 충당할 만한 특정 정부 자금은 없지만 국민들이 빅벤 타종을 원하고 그 돈이 모금된다면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당초 지난달 브렉시트 강성파 의원 등 55명은 브렉시트를 기념하자며 빅벤 타종 동의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전날 이 동의안은 의회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타종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서다.

빅벤 타종 한번에 '7억' 깨진다

전날 하원의원들은 빅벤 타종을 위해 최대 50만파운드(약 7억5500만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타종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 이유는 현재 빅벤이 수리 중에 있어서다. 타종을 하려면 수리를 하기 위해 빼놓은 타종 장치를 다시 설치해야 하고 타종 장치를 떠받칠 구조물을 세워야 한다. 이 때문에 최대 한달간 공사가 지연되는데 여기에 드는 40만파운드 가량의 비용까지 감안해야 한다.

빅벤은 지난 2017년 8월 수리 공사에 들어갔다. 수년 전부터 지붕이 부식되고 내부 누수가 발견되는 등 노후화에 따른 문제들이 곳곳에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1년까지 내부에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시곗바늘과 추를 보강하는 등 보수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상징성에 매달린 엄청난 돈 낭비"

정식 명칭으로 엘리자베스 타워인 빅벤은 1858년 세워졌다. 가디언은 빅벤이 “그 시대 영국의 과학과 기술, 혁신”을 상징한다고 썼다. 이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빅벤은 '굴복하지 않는 영국'의 상징물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영국인들의 빅벤에 대한 애착은 매우 강하다.

하지만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가 국가적 행사로 자축할 만한 일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린지 호일 하원의장은 "종 소리 한 번에 5만 파운드라는 얘기"라면서 "이를 들을 유일한 사람들은 근처에 살거나 웨스트민스터를 잠깐 방문하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 하원의원 데이비드 라미 역시 트위터를 통해 "상징성에 매달리기 위한 엄청난 돈 낭비"라며 "브렉시트에만도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는 것을 헤아리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빅벤 타종이 어떻게 되던 간에 우리는 오는 31일을 제대로 기념할 것"이라면서 "우리 역사상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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