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살 돈도 없는데…아이 6명씩 낳으라는 마두로

김수현 기자
2020.03.05 13:21

베네수엘라 여성단체 "여성은 자궁 그 이상이며 인권을 가진 시민" 비판

니콜라스 마두로. /사진=AFP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모든 여성은 6명씩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인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저녁 여성 건강관리 정책을 논의하는 행사에서 "나라를 위해서 모든 여성은 6명씩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수백만 명이 탈출한 베네수엘라를 부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한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극단적인 출산 장려는 곧바로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야당 정치인 마누엘라 볼리바르는 트위터를 통해 "병원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백신은 부족하며 여성은 영양실조 상태라 모유수유도 할 수 없다"며 "지금 베네수엘라는 비상사태인데 국가가 출산을 요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카라카스에 있는 여성단체 아베사는 "마두로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여성은 자궁 그 이상이고 우리도 인권을 가진 시민"이라고 비판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아동의 13%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물가는 1만%나 올라 식량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CNN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암시장에서 분유 1kg은 국민 최저 임금의 절반에 가까운 700달러(약 78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0~1세 영아 1만1466명이 사망했다. 이듬해부터 베네수엘라 정부는 영아 사망률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궁에서 호화 잔치를 벌이고, 다음 해 터키를 방문해서도 유명 셰프의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이 공개돼 '나라의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후안 과이도는 2018년 대선이 불법이라 주장하며 대통령 유고 시 국회의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헌법에 따라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고 자처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새 국회의장으로 친(親)마두로파 의원이 선출되면서 베네수엘라는 '두 대통령, 두 국회의장'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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