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돈 뺄래" 사모대출 펀드런, 대형운용사 "5%밖에 못줘"

"이제 돈 뺄래" 사모대출 펀드런, 대형운용사 "5%밖에 못줘"

조한송 기자
2026.03.25 15:27
Raindrops hang on a sign for Wall Street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n Manhattan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October 26, 2020. REUTERS/Mike Segar/File Photo
Raindrops hang on a sign for Wall Street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n Manhattan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October 26, 2020. REUTERS/Mike Segar/File Photo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계속되며 '블랙스톤' 등 대형 펀드에서 투자자의 자금 이탈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모 신용 분야에서 대형 기관인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서도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빗발치자 이들은 투자자가 요청한 인출금액의 절반 아래로 환매를 차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1조8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사모대출(사모신용·Private Credit)은 금융위기 이후 대형 시중은행들이 대출 장벽을 높이면서 그 대안으로 급성장한 시장이다. 블랙스톤과 같은 비은행 금융회사가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블룸버그 "사모대출 유동성 경색 불안 심화"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이어지며 자금 인출 한도를 각각 순자산의 5% 수준으로 제한했다. 한꺼번에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청하자 펀드 운영 상의 제약 등을 이유로 이를 제한한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151억달러(약 22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인 '아폴로 부채 솔루션스'에서 순자산의 11.2%에 달하는 금액의 인출 요청을 받자 환매를 5%로 제한했다. 24일에는 아레스 매니지먼트가 107억달러(약 16조원) 규모의 '아레스 전략 수익 펀드' 투자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순자산의 11.6% 가량의 인출을 요청받았으나 환매를 5%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환매 제한 조치를 합치면 약 15억달러(2조2000억원) 상당의 환매 요청이 거부돼 펀드에 묶이게 된 셈이다.

펀드 규모 대비 환매 요청 금액의 비중은 이달 초 블랙스톤(순자산의 7.9%) 과 블랙록(9.3%)보다 더 크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낮은 사모 대출 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대해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투자회사인 KKR이 운용하는 사모신용(대출) 펀드의 신용등급을 '투기'(Junk)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번 강등은 지속적인 자산 건전성 문제를 반영한다"며 "펀드의 수익성은 약화했고, 동종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업체들에 비해 순자산가치 침식이 더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펀드런 대안찾는 운용사 "운용 효율위해 환매 제한 필수"
미국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 위기 전개 과정/그래픽=이지혜
미국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 위기 전개 과정/그래픽=이지혜

그동안 사모 대출의 붐을 이끌었던 세계 최대 대체 자산 운용사들은 자금 손실을 우려하는 투자자들과 환매 요청을 두고 씨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사모대출 펀드들이 자금을 투자했던 자동차업계에서 연달아 파산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부실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다. 더군다나 사모대출 펀드가 집중 투자한 소프트웨어 시장이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무너질 것이란 공포도 덮쳤다.

운용사들이 잇따라 환매 요청을 거부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자금 유동성 등을 고려했을때 사모대출 펀드에 투자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확산한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아루게티 아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한 투자 컨퍼런스에서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며 "분기당 5% 제한을 둔 것은 펀드 구조를 최적으로 맞추기 위한 것이지 근거 없이 나온 수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빗발치면서 자산 운용사들도 대안 마련에 나섰다. 블루 아울 캐피털은 펀드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블랙스톤은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운용사는 투자자들의 환매를 제한하면서 "투자 운용 효율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사모대출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로 우려의 시각이 높아지면서 24일 뉴욕증시에서 장중 '아레스 캐피탈'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KKR'의 주가는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이의 영향으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도 장중 102억달러(약 15조300억원) 가량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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