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장의 사진이 있다. 위는 2007년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 아래는 2022년 전인대 개막식이다. 중앙에 자리 잡은 이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시진핑 현 국가주석이다. 차이가 느껴지는가? 국가주석과 상무위원들 사이 간격이 후진타오는 같고 시진핑은 크다.
공간의 넓고 좁고는 그 사람의 힘과 비례한다. 상무 방보다 좁은 사장 방이 없듯이. 사진에서 금방 알 수 있듯 시진핑 주석 시대에 이르러 그의 힘은 과거 지도자들보다 강력하다.
사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중국 최고권력 집단으로, 권력 서열이 있을지언정 상하관계는 아니었다. 모순된 말 같지만 적어도 지향점은 그랬다. 집단지도체제인데 이것은 집단지성을 표방한다. 가능한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고 오류를 피하기 위한 장치다. 특정인의 독주를 막는 장치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넓은 공간만큼이나 의사 결정권도 크다.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키우겠다는 중국몽에서부터 코로나19로부터 완벽한 안전지대로 만들겠다는 제로 코로나에 이르기까지 그의 생각이 온전히 관철되지 않은 게 없다.
그 결과 미국 등 서방세계와 적대관계가 만들어지고 중국 경제는 좀처럼 복구가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모든 과정에서 집단지성의 힘이 제대로 작동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책을 둘러싸고 옛 권력들과 주변인들의 반발 소문, 2인자 리커창 총리가 방역에만 함몰되지 말고 경제에 신경 써야 한다며 지방 정부들을 다그치는 장면들이 증거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여전히 건제하고 그의 권세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10월16일 20차 당대회에서 그는 당 총서기를 연임하고 내년 국가주석을 그대로 이어갈 게 확실시된다. 이게 확정되면 지금까지 중국이, 시 주석이 걸어온 노선을 바꾸거나 폐기할 여지는 완전히 사라진다. 조타수가 바뀌면 모를까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 오히려 더 강력한 중국을 꿈꾸며 이념과 사회 통제를 강화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는 중국에게 엄청난 도전이다. 어쩌면 공산당 혁명만큼이나 커다란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미국도 감히 어쩌지 못할 위대한 중국을 완성하거나 미국에 막혀 성장 신화에 종지부를 찍는 변곡점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신냉전 시대, 국가간 관계는 더 복잡해지고 내 편과 너의 편, 이익과 불이익의 경계는 희미해졌다. 어떤 일이든 판단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집단지도체제가 복원되지 않는 이상 경제적으로 중국에 엄청난 신세를 지고 있는 한국은, 세계는 시 주석이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기만 바라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최소 5년에서 10년, 어쩌면 더 오랫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 지금보다 더 중국을 예리하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 미국 도서관에서 중국 분석 책 몇 권 읽고 중국 전문가라고 포장한 선무당이 아니라, 중국인 시각으로 중국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전문가들부터 양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