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사추세츠주 유권자의 75%가 자동차 수리권 주민 투표 발의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제조사가 자동차 진단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차주 및 독립 정비업체와 공유하도록 해 공식 정비 업체 뿐만 아니라 어떤 정비업체든 해당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반드시 제조사가 지정하는 업체에 가져가야 한다는 제약이 없어진다.
매사추세츠 주민들은 꽤나 단호하게 자신들이 직접 정비업체를 선택하기를 원한다고 의사 표시를 한 것이다. 매사추세츠 주민들은 2012년에도 비슷한 수리권 발의 안에 훨씬 더 많은 찬성 표를 던진 바 있다.
문제는 그 수리권 법안이 2023년 8월에야 발효되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유한 현금이 너무 많아서(대부분 차주들로부터 수리비를 후려쳐서 모은 돈이다.) 법정에서 법안에 이의를 제기할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었다.
매사추세츠 유권자들이 자동차 수리권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한 이후 10년 동안 매사추세츠 자동차 수리권의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독립 정비업체가 진단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차량의 비율이 점점 더 늘었다. 자동차 수리권 법안은 아직 완전히 시행되지 않아 불안정한 상태이며 제조사는 수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위해 자동차의 일부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있다.
이 공격의 첫 번째 희생자는 정비사였다. 수리를 위해 차량을 가져온 차주들은 동네의 독립 정비업체가 차량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할 방법이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독립 정비사들은 가게 문을 닫고 업계를 떠나거나, 노동력에 대한 구매자 시장이 형성돼 있고 가격과 조건을 정할 수 있는 딜러사에서 일하게 됐다.
두 번째 희생자는 차주였다. 독립 정비사가 공식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차량의 목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네 단골 정비소를 찾아가면 수리를 해줄 가능성은 있지만, 리프트에 차를 올려놓고는 수리를 시도조차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딜러사 서비스센터로 가야 할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세 번째 피해자는 채권자와 투자자였다. 정비사들은 은행 대출을 갚거나 사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돈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비사들은 체제를 거스르려고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차주들은 딜러사의 독점 구역을 회피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은행과 투자자들은 절대로 대형 자동차 제조사를 거스르는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
잠시 나와 함께 다른 현실을 상상해 보자. MIT의 똑똑한 학생들이 자동차 진단 코드를 역설계하여 7달러의 재료비로 기기를 설계하고 광저우나 선전의 공장에 의뢰해 컨테이너 두 대 분량의 기기를 생산해 미국으로 배송했다고 상상해 보자. 이 작은 기기를 전국의 모든 정비업체에 개당 100달러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 마진이라면 관심 있는 투자자가 있을 수밖에 없으리라. 이에 따르는 부가 사업—비순정품 부품 유통, 보증 및 기타 고수익 서비스—은 자동차 제조사의 사업을 뒤흔들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위협만으로도 자동차 제조사가 정신을 차리고 예측 가능한 진단 도구를 제공하도록 설득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윤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적어도 제조사 자신의 선택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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