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가운데 유럽 주요국과 우크라이나 정상들은 현재 전선 동결이 협상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동맹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투가 즉시 중단돼야 하며 현재 전선이 협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무력으로 국경을 변경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했다.
아울러 정상들은 "러시아의 지연 전술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하는 건 우크라이나뿐임을 재차 보여줬다"며 "푸틴은 계속해서 폭력과 파괴를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이 평화를 이룰 준비가 될 때까지 러시아 경제와 방위 산업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러시아 동결 자산을 전면 활용하는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하기 위한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조율 중인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알래스카 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은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러시아는 휴전 조건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에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전체 양도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론 현재 전선 동결을 지지했으나 지난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공개로 만났을 때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라며 거칠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일방적으로 휴전 조건을 양보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24일 런던에 모여 의지의 연합(전후 우크라이나 평화 구축을 위한 30여개국 모임)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23일엔 EU 정상들이 러시아를 향한 추가 제재와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