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이 글로벌 기업의 경영을 뒤흔든다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1.24 06:00
[편집자주] 과거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공식은 단순했습니다. '가장 싼 곳에서 만들어, 가장 비싼 곳에 판다.' 하지만 이제 그 공식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말 한마디, 미·중 갈등의 파고 속에서 기업들은 더 이상 이익만을 좇아 움직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엑손모빌이 베네수엘라에 '투자불능'이란 꼬리표를 달았다가 트럼프의 노여움을 사고, 서구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는 지금, 우리는 효율성보다 '정치'가, 실적보다 '지정학'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낯선 시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화두가 되면서 자주 거론됐던 것은, 이것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게도 '기회'가 되리라는 희망이었습니다. 이는 한국 국가경제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별기업에게는 어떨까요? 이코노미스트의 1월 15일자 브리핑은 지정학, 지경학의 시대가 다국적 기업의 효율성을 해치는 새로운 현실을 지적합니다. 이것은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장 우리의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미국 텍사스와 조지아에 공장을 짓는 결정이, 과연 온전히 '돈을 더 벌기 위해서'였을까요? 지정학적 압박과 보조금 전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비효율적인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비용'은 이후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데이터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덩치를 쪼개고 공급망을 비틀어버린 글로벌 기업들이, 오히려 내수 중심 기업보다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측면에서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PADO (생성 AI 사용)

도널드 트럼프의 이야기만 들어보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은 미국 석유 회사들에게 엄청난 횡재가 될 것이다. 그들은 수익성 높은 투자 기회를 얻고 이에 막대한 돈을 쓸 것이다. 석유는 흘러나오고 이익은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석유 회사들 자신과 그 투자자들은 설득되지 않았다. 백악관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관련 회의에 참석한 후,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를 "투자가 불가능한" 곳으로 일축했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가 엑손을 베네수엘라에서 배제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엑손의 주가는 실제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경영상 결정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어떤 방식으로든—비록 불쾌감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피했다는 걸 뚜렷한 호재로 인식한 듯하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순간들은 예전만큼 잦지 않다. 수년 전부터 본지를 포함한 논평가들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장소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인들의 노력이 세계화의 이점을 약화시켜 다국적 기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슬프게도 수많은 데이터는 이미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정치적 간섭에 반응하여 실제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이러한 재편이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지정학적 다국적 기업의 시대가 도래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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