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있니'…월가, 치솟는 채권금리에 "AI 랠리 조정" 경고

'나 떨고있니'…월가, 치솟는 채권금리에 "AI 랠리 조정" 경고

정혜인 기자
2026.05.18 16:15

[WHY]인플레 우려 확산에 주요국 국채 금리 급등,
美·日 30년물 국채 금리, 수십 년 만 최고치…
"연준 '금리인하' 기대 사라지며 고금리 공포 확산"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세계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급등이 단기적 상황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 AI(인공지능) 열풍이 이끌었던 증시 랠리가 고금리 악재로 조정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을 종합하면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 상승세는 고유가, 인플레이션 장기화, 재정건전성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채권 매각을 계속해서다.

블룸버그가 미국·유럽·아시아 32개 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대부분은 3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계속 상회하는 것을 '위험 구간'으로 지목했다. 주요국에선 이미 그 수준을 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각 나라별 최고치에 이르렀다.

국제 채권시장 기준 격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5일 심리적 저항선(4.5%)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4.631%까지 올라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159%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은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앞으로 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직접적으로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미국 국채 시장에서 일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일본은 전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들고있는 국가다. 보유량만 1조2393억달러(약 1841조원)어치에 이른다.

18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18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일본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국채를 발행할 거란 보도가 나온 이후 일본 국채매도 또한 이어졌다. 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한때 2.8%까지 올라 1996년 10월 이후 2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5일 1999년 발행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4.2%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6%에 근접하며 199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독일, 스페인, 호주 국채 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로이터는 영국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뿐 아니라 영국 재정악화 우려, 영국중앙은행(BOE)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 정치 불안까지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쟁으로 사라진 금리인하 기대…'고금리' 조정장 온다"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 장기화 속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자 투자자들의 초점이 전쟁의 경제적 충격으로 이동,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것이 고금리 공포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삭소뱅크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본 시나리오가 금리 인상이 아닐지라도 시장에는 '고금리 장기화' 시나리오가 확실히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CME 페드워치
/사진=CME 페드워치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현재 연준이 현행 기준금리(3.5~3.75%)를 내릴 가능성을 0.4%로 반영하고 있다. 연말 금리인상 확률은 40.8%, 동결은 44.9%를 나타냈다. 사실상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는 없을 거란 의미다.

시장은 국채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되면 AI 기술주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본다.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져 기술주 등 성장주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부담이 커진다. 특히 AI와 같이 장기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받아온 종목일수록 금리 상승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폐쇄 우려가 유가를 계속 밀어 올리고, 이것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채권 금리를 추가 상승시키는 냉혹한 도미노 효과가 작동하고 있다"며 "이 악재의 조합은 결국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리고 최근까지 누적된 AI 기술주 중심의 랠리 주가를 강제로 반납하는 조정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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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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